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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일이 가는 길이 있단다.

by 지담

사람이 살면서 자신의 삶을 좌우하는 커다란 변수가운데 하나는

‘일’이겠지.


일머리가 있다는 말 들어봤지?

일의 요령이나 흐름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말하곤 하는데

조금 다르게 생각해 봐.


일을 하나의 유기체로 봐봐.

엄마는 모든 무형과 사물까지도 하나의 유기체로 본단다.

자, 여하튼

일도 머리가 있어서 사고(思考)라는 걸 한다고 말야.

일이 어떻게 사고하고 자신을 키워 나갈까?


모든 유기체의 목적은 성장과 번영에 있거든.

탄생은 작지만 자신을 키워 번영시키는 것이 모든 유기체의 목적이야.


그렇다면

유기체 둘,

너와 일.

너도 너를 키워 나가고

일도 일을 키워 나가고

이렇게 함께 동반 성장할 때 일은 자기 번영을 위해,

너도 너의 번영을 위해 공진화(C0-evolution)가 일어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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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일’이 가는 길,

‘일’이 자체 번영을 위해 나아가려는 그 길을 알면

너를 키워, 일에 어울리게,

일도 스스로를 키워 너를 데려가게

하나의 쌍이 되어가지 않을까?


모든 유기체는 2가지의 가치를 지향해.

물질적 가치와 비물질적 가치.

사람이 물질적 가치로서 외모에도 신경 쓰고

비물질적 가치로서 인격에도 신경 쓰듯이 말이야.

일도,

물질적인 가치로서 가령, 돈과 같은 물질로 자신을 드러내려 하고

비물질적인 가치로서 일은 ‘업’으로 승격되길 바래.

그리고

자신이 점찍은 주인인 네 삶에 가치롭게 쓰여지길 바라지.


이렇게 서로의 공진화가 일어나면

너는 일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일도 네게 어울리는 업으로서

돈을 쫓는 것이 아니라 돈이 일과 너를 쫓아 온단다.


자, 그럼 일이 자신을 실체로 드러내기 위해,

즉, 결과로서 네게 떳떳하게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어떤 길을 가는지 볼까?


일의 시작은 ‘알아주길 바라는’ 단계야.

자기가 어떤 길을 가려 하고

자기가 어떤 속성을 지니고

자기가 어떤 이와 어울릴지

네가 알아주길 바래.

그래서, 네가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자기를 덥석 잡아주길 원하지.


다음은 ‘해 주길 바라는’ 단계야.

네가 자기를 잘 써주길 바라는 것이지.

근데 이 때 일은 널 아주아주 계속계속 시험한단다.

시행착오.

시행, 즉 네가 행동을 시작했을 때,

착오, 즉 착각하거나 모르거나 부주의하거나 잘못 알아서 생기는 오류들이지.

이러한 시행을 착오하는 구간을 네가 지속적으로 반복해주길 기다리고 기대해.


왜냐면, 이 때 ‘일’은 ‘오물 속에서 진주를 발견하리라’는 연금술사들의 뜻을 그대로 품고 있거든. 모든 유기체는 자연의 법칙을 따를 수밖에 없지. 보석은 숱한 상처를 통해 만들어져. 진주가 조개의 상처에서 탄생하듯이.


결국, 이 단계는

네가 하는 만큼 시행착오는 점점 줄어들면서,

일과 점점 익숙해지도록 네 능력은 커지면서,

일과 친교가 시작되면서,

‘운’은 점점 네게 다가오는 단계인게지.


3단계는 ‘해내길 바라는’ 단계야.

일도 자기가 어쩔 수 없이 너와 타협을 할 수 없는 어떤 구간이 있어.

그래서 그 땐 일이 꼭 어떤 벽 앞에 꼭 널 세운단다!

엄마도 그랬어. 실컷 반복반복을 해서 말 그대로 ‘일이 손에 잡히려는’ 그 때 꼭 한계에 부딪히더라구. ‘왜 나만 안될까?’와 같은 ‘의심’이 시작되면 ‘힘든데 그냥 그만 할까?’하는 나태가 쳐들어오고 ‘이게 과연 내 일인가?’하면서 일이 네게 와준 것에 대한 감사의 보은이 아닌, 배은(背恩)을 하게 되지.


일이 너와의 아슬아슬한 이별을 앞두고 자기 손을 꼭 잡아 달라고 하는 단계.

네가 꼭 해내주길 바라는 단계에선

지금껏 ‘초심자의 행운’처럼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그냥’ 하던 단계에서

‘맘 먹고, 제대로’ 해보는, 해내는, 해내야만 하는 단계로 차원을 달리 해야 해.


사람들은 대충 이렇게 말하곤 해, ‘될 때까지’ 한다고.

근데 이렇게 말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극소수가 될 때까지 하지, 거의 대부분은 ‘안 되면 되게’ 하는 것에는 아주 인색해. 일은 이런 사람들의 뒤통수를 너무 많이 맞아서 사람들을 잘 믿지 않고 사람을 떠나기도 해. 지금 실업률, 이직률이 엄청 높지? 이게 사람들이 일을 잡지 못하는 것인지 일이 사람을 잡지 않는 것인지 여하튼 일과 사람이 그다지 친한 것 같지는 않아. 뭐, 친교란 게 가끔은 갈등도 있는 것이지만 말이야.


그래서 이 단계는

‘될 때까지’한다는 말은 일에게 별로 신뢰롭지 못하고

‘되도록 해낸다'라는 마음가짐이었으면 해.

일이 주인이 자신을 떠나지 않는다는 믿음을 줘야 하는 단계야.



산 정상을 오르려는 3사람이 각오를 말했어.

사람1은 ‘최선'을 다해 오르겠다.

사람2는 ‘온힘'을 다해 오르겠다.

사람3은 ’반드시‘ 오르고야 말겠다.


누가 올랐겠니?

뻔하지?


'최선을', '온힘을 다하는' 것은 너의 에너지와 기분에 좌우되잖아.

일의 입장에서 보면 불안하지.

일이 볼 때 충분히 더 해낼 수 있는데도 사람들은 그때그때 달랐거든.

사람들은 힘들다고 느끼면,

'이 쯤하면 최선을 다했지.'

'이제 온몸의 힘이 다 빠졌어. 난 온 힘을 다한거야.'라고

’자기식의 판단‘을 믿는 경향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


하지만, '반드시'라는 단어에는 타협의 여지가 없어.

최선으로 온힘을 다했든 말든 올라야지만 해낸 것이잖아.

그래서 일은 이렇게 각오한 자에게는 딱! 달라 붙어서

'생각보다', '예상치 못한', 그러니까 '이해할 수 없는 어떤 방식'으로 그 사람을 통해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려고 안달을 내.

네 능력밖의 일이 결과로 나올 때가 있잖니.

그건 일이 네게 딱 달라붙어서 결코 멀어지거나 이별하지 않으려는, 보이지 않는 힘을 가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결코 자신을 버리지 않아준 주인인 너에게 감사하는 의미로

'널 쉬게 해주는' 단계로 올라가.

네 입장에서는 '누리는' 단계가 되고

일의 입장에서는 자체동력으로 스스로 알아서 자기가 증명되어야 할, 그 자리에 당당히 서는 단계지.


그 때 일은 네게 귀한 깨달음을 준단다.

자신을 선택해준 너,

자신을 이해해준 너,

자신이 널 의심하며 이리저리 착오를 겪게 했지만

기어이 해내고야 만 너에게 '모든 진통과 고통은 보상으로 보은한다'는 진리를 알게 하지.


자, 어떠니?

일이 가는 길이 어떤 길인지 알았지?

일이 너를 통해 자신을 증명해내는 과정이 네게 뭘 시사하는 것 같니?


일이 널 선택했다는 관점을 가져 보렴.

네가 네 능력으로 일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일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일이 네 삶을 함께 한다고 여겨 봐.

힘들 때 네 힘이 온통 빠져버렸다 해도 일이 네게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때가 있고 네가 잔꾀를 부리거나 나태할 때 잘 돌아가던 일도 갑자기 어그러지곤 하는데 이 때는 일이 네게 실망했거나 또는 널 떠나려고, 자기는 더 커나갈 수 있는데 네가 따라와주지 않는다고 주인을 버리려는 심보를 부리는 중일 수도 있어.


그러니 일이 결과가 나왔다 하더라도

일의 가치, 일의 이유를 위해 너 스스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 보렴.

5단계는 '나누는' 단계야.

네게 결과를 안겨준 일을 위해 네가 일로 얻은 많은 것들을 나눠보는 것이야. 뭐든 좋아. 돈을 나눠도 되고 너의 안정된 정서를 나눠도 좋아. 감정이나 지식, 노하우도 좋지. 뭐든 나눠 봐. 그러면 일은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주는 널 위해 가만히 있지 않는다!!!


모든 창조는 무형에서 시작된단다.

앞서 말했듯이 일도 유기체라고 했잖아.

유기체는 번영을 목적으로 하고

번영은 종족을 퍼뜨리는 것으로 한 생이 다른 생으로 이어가지.

이게 모든 유기체가 따르는 가장 기본적인 자연의 법칙이잖아.


유기체인 일도,

네가 나누는 단계를 이어가면, 즉, 자신을 번영시켜주면

일은 네게 ’영감(inspiration)을 선물하고 자신의 생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창조를 해내.

그렇게 일이 하나의 생을 마치며 다음 생을 이어가는 과정도 너와 함께 하려 해.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게 해 준 네게 다음 생도 부탁하는 것이지.


일도 일을 키워 나가고

너도 너를 키워 나가는

일도 자신의 갈 길을 가고

너도 너의 갈 길을 가고

일도 자신의 창조를 이어가고

너도 너의 창조를 이어가고


이렇게 공진화가 이뤄지면

자신을 ‘업(業)’으로 삼아주는 널 위해 평생 보은하게 돼.


일은 일이 가는 길이 있단다.

너는 그 일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라.

그러면, 일도 네게 어울리는 존재로 평생 네 옆에서 널 위해 존재해 줄거야.


스크린샷 2025-10-13 205248.png '일'이 실체가 되는 6단계

아이야,

1~3단계가 머리와 몸뚱아리를 이용해서 행동의 양을 늘이고 혼자 고군분투하며 양을 쌓은 단계라면

4~6단계는 정신과 영혼이 서로 교감하며 새로운 창조를 위한 질적상승의 단계라고 할 수 있어.

너의 창조가 세상에 자리잡고 다음 창조를 준비하는 단계지.


현실에서의 일은

이상에서의 뜻을 위함이겠지?

네가 뜻을 품으면

일은 자체동력으로 품은 뜻을 실체로 구현한단다.


현실에서는 일과 네가

이상에서는 뜻과 네가 서로 조우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전체로서의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야.


성공하는 사람들은 ‘일’을 성공시키기 위해 ‘일전체’를 본단다.

현실만 본다거나 물질에만 관심을 둔다거나 반대로 이상만 가득한 채 비물질적인 것만을 쫓지 않아.

이상을 위해 현실을,

가치를 위해 물질을,

또는 그 반대로라도

'일 전체'를 보는 네가 되길 바래.

반드시 일은 일이 가는 길로 가야만 뜻을 이루게 돼

일이 가는 길에 반드시 너를 그 자리에 세워두게 되어 있어.


자, 그러니 상상하렴!

원하는 그 자리에 네가 서게됨을.

반석 위에 너를 세워두고 바라보는 세상에 너는 어떤 모습일까?


자, 이제 믿어보렴!

반석 위에서 세상에 당당하고 떳떳한 네가 됨을.


자, 이제 느껴보렴!

넓은 세상 네가 창조한 것들이 어떻게 또 다른 길로 이어 나가는지를.


그러니, 아이야.

네 능력과 판단으로 되니 안되니 좋니 싫니 하지 말고

네가 선택한 일이 업이 되도록

일이 너를 선택했음에 만족하도록

뜻이 네 가슴에 심긴 것에 자랑스럽도록

그렇게

뜻이 가는 길의 일에,

일이 가는 길의 네가

진심과 진정을 다해 하루하루를 쌓아보렴....


그렇게,

뜻과 일과 네가...

전체로서 하나가 되렴...

뜻은 반드시 네가 원하는 그 곳에 널 데려다 줄거야.


주> 정상에서 만납시다, 지그지글러, 선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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