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분해된다.
28개 조각이
검정 잉크를 따라
대열을 갖추고
배를 연 하얀 종이 위
조각은 언어가 되고
언어가 아픔을 읽으니
이내
아픔은 무게를 잃고
이유는 무게를 얻는다.
두 손이 닿지 않는 슬픔,
마음이 덮을 수 없는 아픔.
심장을
시리게 하는 서글픔.
하얀 종이 위
검정 잉크 따라.
28개로
분해된 아픔은 파괴된다.
그러니, 숨을 쉬자.
그러니, 펜을 쥐자.
그렇게,
글로 파괴하자.
[지담노트]
쓰는 행위의 가치가 점점 깊어집니다.
아플 때 누군가는 무언가에 취하고 누군가는
정신을 다른 곳으로 보내고 또 누군가는
자기 생을 끝내려고도 합니다.
28개의 자음과 모음으로
아픔은 글이 되고
글은 아픈 이유를 내 앞에 보여줍니다.
그렇게 아픔은
글로 분해되어
분절시킬 수 있음을,
이렇게 누군가의 아픔도
이 글을 통해 분절시킬 수 있음을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