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그리고 脈! 1
이 글은 차후 출간을 목표로 집필중입니다. 현재 매일 쓰는 초고를 다듬지 않고 그대로 브런치에 옮기는 중이라 다소 문체나 흐름이 매끄럽지 않을 수도 있음을 양해바랍니다. 본 글은 매거진 '어떻게 살 것인가'의 1편부터 연이어 읽어나가시길 권해드리며 본 글은 '2장, 해체, 그리고 맥'의 1. 기준을 높이고 수준을 쌓는다 2번째 글입니다.
나는 기준을 아주 조금 높게 잡는 편이다. 새벽독서도 그랬다. 5시부터 대부분 미라클모닝을 하던데 난 4시! 라고 선언하고 4시부터 시작했고 철학을 읽기 시작했을 때도 소크라테스부터 찬찬히 공부하는 보편적인 상식을 너머 닥치는대로 매일 읽겠다 했고 글쓰기에 있어서도 브런치에 매일 새벽 5시 발행을 1년 이상 단 하루도 어기지 않고 지키고 있으니 낮은 기준은 아닐 것이다.
아직 원하는 만큼의 수준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기준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내려가지 않을 정도로 양을 쌓는 것에 집중했던 것이다. 지금은 4시에 일어나고 매일 새벽 5시 발행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다. 1일 1시간 이상 책읽고 글쓰는 것도 아주 수월하다.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라 '양'이 쌓이면, 그러니까, 습관이 될 때까지 무조건 행동을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을 나 스스로 증명한 경험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순간 폭발할 것을 믿고 있다. '양'이 쌓이면 '질'의 폭발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열이 100도씨까지 열의 양을 올려놔야 액체를 기체로 변화시키듯,
번데기가 수개월을 버텨내면 하늘을 나는 나비가 되듯,
매미가 땅 속에서 7년이라는 기간을 보내면 나무 위에서 울 수 있듯,
모죽이 땅 속에서 수 년간 뿌리를 내리면 하루에 수십cm씩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듯
'양'이 '질'적인 화학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당연한 만물의 원리인 것이다.
그러니 매미가 땅 속에서 내가 매미가 되어 어떻게 잘 울지?를 논하지 않고
모죽이 어느 정도 키를 키울까를 고민하지 않고
물이 기체가 될 것을 염려하지 않고
번데기가 나비가 되어 어떤 꿀을 어디까지 멀리 날아서 먹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지 않듯
기본을 갖추는 동안에는 그저 양을 쌓아 기준을 높이 잡는 것에 집중해야만 한다.
기본으로 높은 기준을 잡았으니 이제 나는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수준을 계속 높여가며 하루하루 연마 중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기준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왜? 기본단계를 그리 거쳤으니 내려갈래야 내려갈 수 없다. 오히려 기준이하로 내려가는 게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기나 사유, 글쓰기가 너무나 힘겨울 땐 니체의 말을 되내이며 딱 기준만큼은 한다. 더도 덜도 말고 딱 기준만큼이라도 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 예술과 형이상학에서 사는 사람은 물론 어느 정도 길을 돌아온 것이다. 다른 현대인과 경주할 때 불리한 전제에서 시작한다. 그는 공간과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는 열정과 활력이 속박을 벗어나 끊임없는 힘이 마르지 않는 용암처럼 흘러나오는 그런 영역에 머물렀던 것이기 때문에 단지 적당한 시기에 그 영역에서 떨어져나오기만 한다면 훨씬 더 빨리 앞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그의 발은 날개를 달고 있고 가슴은 더 조용하고 더 길게 더 참을성있고 끈질기게 호흡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그는 도약하는데 충분한 공간을 얻기 위해 단지 뒤로 물러섰을 뿐이다. 따라서, 이처럼 뒤로 물러서 있었던 것에는 그 어떤 무섭고 위협적인 것마저 들어있을 수 있다.
매일 글을 쓰는 나는 나 스스로에게 늘 바란다.
'잘 쓰고 싶다.'라고.
이 말에는 내게서 창조되는 글이 높은 수준이길 바라는 욕구가 담겨 있다.
글 자체에 격이 있는 글이면 좋겠고
읽는 이의 격을 높여주는 글이면 좋겠고
쓰는 나의 격을 진정성있게 담는 글이면 좋겠고
그러기 위해 나의 격을 높일 수 있도록 글쓰기가 날 훈련시켜 주기를 바란다.
이것이 글쓰기에 한한 나의 기준이 되었다.
수준이 높으려면 기준이 높아야 한다.
기준은 기본을 전제로 해야 한다.
기본은 기초위에 세워지되 기분이 좌우하게 해서는 안된다.
기초와 기본이 갖춰진 기준은 자체의 기세로 기지개를 켜는 기상의 힘을 지니기에
자체속도와 자체증폭력으로 높은 수준까지 자신을 끌어 올려줄 수 있는 토대가 된다.
기준이, 기본이 왜 이리 어려워? 라고 혹여 ’이게 기준이야?‘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어쩌리...
기준, 기본. 이것이 상식인 것을.
결국 우리가 하는 거의 모든 소소한 행동들이 기본을 다지려, 기준을 잡으려 하는 반복과 훈련인 것을...
이러한 반복이야말로 그 지루하고 고통스럽기도 하고 난관을 헤쳐나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지나야겠지만 '상식을 만들기 위하여 얼마나 지루한 훈련이 매일, 매년 끊임없이 계속되는가. 얼마나 번거로움과 불편과 딜레마가 잇따라서 생겨나는 것인가. 얼마나 소인배들이 우리의 실패를 좋아할까. 얼마나 가격의 분쟁이 있고, 얼마나 이해타산이 있는 것인가. 그러나 모든 것은 마음의 손을 만들기 위하여 "좋은 사상도 이것을 실행하지 않으면 좋은 꿈에 불과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교훈하기 위해서다.'라는 에머슨의 말이 사실인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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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프리드리히 니체, 김미기 역, 2001, 책세상
* 에머슨수상록, 랄프왈도에머슨, 이창배 역, 1996, 서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