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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Apr 18. 2024

'부모정신'이 곧
'시대정신'이자 '시민정신'

안타깝게도 우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비뚤어진 문화 속에서 자란 사회적 강자로부터 피해를 입는 경우를 쉽게 접해 왔다. 이들은 사람보다 돈을 먼저 생각하고, 여성을 성의 대상으로 쉽게 농락하고, 직장에서의 서열을 권력으로 휘두르며 '수퍼갑질'을 한다. 인간의 몸에 해로운 살균제로 수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었고 비행기를 회항시키면서까지 자기 존재를 드러낸 이도 있고 유명한 기업인의 여직원 성폭행사건 등 권력이 무기가 되는 현상을 우리는 너무나 자주 목격했다.


기업가만 그럴까. 교육현장은 어떨까. 학위가 뭐길래 치가 떨렸던 인분교수를 비롯해 교육현장의 비리와 타락은 실제 목격한 것만 해도 너무나 많다. 학회에 가면 등나무 밑에 앉아서 '내 책 얼마에 써 줄 수 있어? 글 대필해주는 데는 얼마야?'라는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나누는 교수들도 있고 중고등학교 교육현장에서 꿈을 얘기하는 꿈강사로 유명한 분 역시 '이렇게 해야 돈이 되죠'라는 대화로 교육의 본질보다 포장에 급급한 경우도 많다. 애완산업이 발달되면서 말도 안되는 애완용품들이 사람들의 지갑을 연다. 눈살이 찌뿌려지긴 하지만 그래도 그들의 기호이니 괜찮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쁜 강아지를 낳기 위한 애완공장도 성행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겠지. 인간이 돈을 버는 현장에는 마치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하고 비굴해지고 위선적일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실체가 있다. 보편의 편리와 가진 자의 영리를 위해 우리 모두는 알면서도 참고 마지 못해 참고 어쩔 수 없이 참고 그냥 계속 참는다. 참으면서 어떻게든 이 사단이 종식되길, 그리고 좀 더 지배권력을 가진 자들이 정의로워지길, 나아가 기업인들이 정직해지길 바란다.


나도 그 중 하나다.

그런데!


옳지 않은 짓을 벌인 그 기업의 물건을 산다면 나의 정의는 정당화되는가? 

동물애호가임을 자처하면서 동물실험을 한 화장품을 쓴다면? 

교수의 타락을 알면서도 내 아이의 출세를 위해 타협한다면? 

정당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부당한 처사에 눈감아버린다면?

이 같은 난제에서 아마 나부터 그렇지만 완벽히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톨스토이에 의해 세상에 드러나고 간디에게 영향을 준 소로우의 저서, '시민불복종(주1)'에 이런 글귀가 나온다. 


'불의가 당신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불의를 행하는 하수인이 되라고 요구한다면, 분명히 말하는데, 그 법을 어기라. 당신의 생명으로 하여금 그 기계를 멈추는 역마찰이 되도록 하라. 내가 해야 할 일은, 내가 극력 비난하는 해악에게 나 자신을 빌려주는 일은 어쨌든간에 없도록 하는 것이다.'


소로우는 명확하게 말하고 있다. 속이 시원하다. 내가 그 기업의 부정을 안다면 그 기업제품을 쓰지 않는 태도를 고수하며 나의 소중한 정신과 자원을 조금도 내어주면 안된다. 인분을 먹이는 교수가 법언저리에서 살짝 비껴간 채 계속 교수짓을 하게 냅두면 안된다. 학생들은 그 교수의 수업을 거부해야 한다. 


내가 세상을 이롭게 하지는 못할 지 몰라도 적어도 내 인생이 세상에 해가 되는 쪽으로 선택해서는 안된다. 

이것이 나를 사랑하고 내가 귀하게 쓰이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와 태도를 통한 선택의 기초는 

부모로부터 기인한다.

부모는 그만큼 중요한 위치에 서.있.어.야.만. 할 존재다.

한 생명의 탄생에 기뻐하고 행복을 얻는만큼 부모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

그 한 생명이 인간사회에 제대로 적응하며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해가 되는 행동에 동의하지 않도록,

동의하더라도 즉시 자신의 행동을 철회하거나 반복하지 않도록 직접 보여주며 가르쳐야 한다.


어려서부터 길들여져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러한 

'윤리의식'

'공공의 시민의식'

'자기사랑의 정신'

그리고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문제의식' 

이어야만 한다.


이를 길러주기 위한 첫번째는

엄마(또는 아빠)는 인간으로서 아주 고귀한 존재라는 것을 부모 스스로 지니는 것다.

스스로를 어떤 누군가의 하수인으로 전락시켜서도 안되고

그냥 집안일을 하는 가사도우미로 한정지어서도 안된다.

하나의 고귀한 생명을 세상의 고귀한 존재로 키워낼 수 있는 유일한 주체가 '엄마', '아빠'

나아가 '부모'라는 이름이어야만 한다.


플라스틱이 자연생태계를 위협한다는 걸 알면 되도록 일회용품,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 동물실험의 화장품을 쓰지 않는 것, 분리수거를 철저하게 지키는 것들이 가정의 CSV경영일 것이다.

내 앞에 있는 아이의 말을 제대로 경청하고 열린 대화로 이 아이의 사고를 열어주는 것이 한 생명이 사회속 관계에서 지켜야 할 도리를 알려주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의 기초가 될 것이며

균형잡힌 삶을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인문학과 철학을 몸소 실천하는 교육이며 잡다한 유희에서 잠시 떨어져 책을 손에 쥐는 것부터 철학과 사상을 정립시켜 나가는 모델링이 되는 것이다.


한 번 더 강조하건데,

부모로서의 나를 고귀한 존재로 여기길 바란다.

나라는 사람의 역량이 미숙하여 세상을 구원하고 인류에 헌신하는 몫은 못할지라도 이것이 아무렇게나 남들 하는대로 살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세상을 구원하고 인류에 헌신하는 누군가를 위해, 그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불특정다수로서의 나, 나의 아이가 제대로 선택하고 판단하고 제대로 자신의 삶을 거뜬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만으로도 부모는 충분히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인 것이다.

누구의 소유물이 되기에는,

누구의 제 2인자가 되기에는,

또 세계의 어느 왕국의 쓸만한 하인이나 도구가 되기에는 

나는 너무나도 고귀하게 태어났다.

- 세익스피어 <존왕> 5막 2장(주1)


1인자가 되기 위해 경쟁하라고, 왕이 되라고, 권력을 잡아 지배우위에 서라고 세익스피어가 쓰고 이것을 소로우가 자신의 사상을 피력하면서 인용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살라고,

자신이 자신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부끄럽지 않도록 자신을 지키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고귀하게 대접하라고,

개개인의 이러한 정신은 전체의 부분으로서가 아니라 작은 점으로라도 전체로 이어져 그 자리를 지켜낸다고.

이리 강조한 것이리라.


나 역시 고귀한 생명으로 태어나 자라서 '부모'라는 이름을 가졌다.

내 아이도 고귀한 뜻을 품고 내 품에서 태어나 그리 인간의 길을 갈 것이다.

고귀한 생명은 고귀한 대접을 받아야 하며

고귀한 대접은 타인으로서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자신을 고귀하게 쓰이게 할 때

세상도 고귀하게 대접할 것이다.


이제 부모들이 깨어나야 한다.

다들 이렇게 사니까.

다들 저리로 가니까.

다들 저정도 하니까. 로는 고귀하다 할 수 없다.


진정 고귀한 사람이란

포용하되 타협없고

나아가되 발밑을 살피며

멈추되 시선은 멀리 두고

자신을 주장하되 전체를 이롭게 하는

'신독(愼獨, 주2)'과

'중용(中庸, 주3)'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지혜로운 자일 것이다.


지금 4차혁명시대, 어떤 부모가 과연 아이들을 성공적으로 제대로 키워낼 것인가!

교육에 정답이 어디 있겠냐마는 적어도 해답은 향해야 한다.

지혜롭고 현명한 부모에게서 지혜롭고 현명하게 성공하는 자녀가 길러질 수밖에 없다.


나의 부모교육의 기본은 

중용 제 1장 1절에서 뿌리를 찾아 현실과 마주시킨다.


'하늘이 만물에게 부여해준 것을 '본성'이라고 하고,

자신이 부여받은 본성을 따르는 것을 '도'라고 하며

도를 닦는 것을 '가르침(교, 敎)'이라고 한다(주4).


결국, 

교육은 개인자체의 본성을 드러나도록 이끄는 것이며 이를 보여주는 존재가 부모여야 한다.

세상은 이러한 존재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음을 실재적으로 아이가 볼 수 있게 살며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길에서 물질은 반드시 따라온다는 원리.

가치실현과 이윤획득이 양극에서 이뤄지는 원리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성공적인 행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부모, 특히 엄마부터 보여주길 바란다.


'부모정신'

에 가장 깊고 굵은 중심이 되는 뿌리가 있는

바로 중용의 1장 1절이어야만 할 것이다.


이렇게 한사람의 부모가 한아이를 뿌리깊게 키운다면

그 아이가 자라고 또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렇게 한 시대의 문화, 한 시민으로서의 정신으로 올바른 기여를 하게 되는 것이니

올바른 

'부모정신'이야말로 

'시대정신'이자 

'시민정신'

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부모'란.

그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고 타협해서도 안되는 정신의 소유자.

대단하고 위대한 역할을 지닌 존재가 아닐까...


* 지담의 브런치는 책, 글, 강의의 지성커뮤니티를 지향합니다. 

   모임에 참여하길 원하시는 브런치 작가, 그리고 저의 독자여러분 아래와 같이 신청해주시면 되십니다!

* 강의 및 토론 주제는 매달 변경되며 원하시는 강의에만 참여 가능합니다.


주1> 시민불복종, 헨리데이빗소로우, 2011, 은행나무 에서 재인용

주2> 신독 : 자기 홀로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을 하지 않고 삼감

주3> 중용 : 공자의 손자인 자사의 저작이며 사서(四書)의 하나이며 동양철학의 중요한 개념을 담고 있다.

주4> 대학/중용, 주희/공자, 2019, 홍익


[지담북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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