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트 사고], 사토 후미아키, 고지마 미키토
돈을 벌려면 사업을 해야 한다.
요즘 자기 계발 시장이 매우 커져서 너도 나도 배우고 익히며 성장하는 것에 열중이다. 지나친 경쟁사회의 민낯이라며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의 성장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바라보면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솔직하게 말하면 개인의 성장이라고 거창하게 이야기할 것도 없다. 다들 부자가 되고 싶어서 자기 계발에 열중인 것은 사실이니 말이다.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국가적로 대단히 장점이 많다. 인적자원을 고도화한다는 건 어느 국가 정책으로도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인데, 국민들 스스로가 발 벗고 자기 발전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어쨌든 우리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하고, 그러기 위해 오늘도 공부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진짜 부자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대기업 취업을 위한 공부?, 주식이나 부동산, 코인 같은 투자 공부?, 아니면 최신기술 습득을 위한 IT공부나 생명공학 공부? 모두 100% 틀렸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정답은 아니다. 정답은 사업공부이다.
전 세계 부자순위를 보자. 일론머스크, 제프베조스, 마크 저커버그와 같은 전 세계 부자 순위 최상위권의 인물들의 공통점은 사업가라는 점이다. IT기술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컴퓨터 공학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돈을 번 것은 테슬라, 아마존, 페이스북을 창업했고 사업을 잘한 것에 있다. 사업을 잘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명제는 참이다. 믿음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이 그렇다.
나도 사업으로 돈을 벌고 싶었다. 그래서 사업도 해봤다. 아이템도 없이 그냥 남들이 하는 거 똑같이 하되 마케팅만 잘하면 되겠지라는 순진한 생각으로 사업을 했다. 그랬더니 망했다. 마이너스 통장에는 지울 수 없는 6천만 원이라는 빚이 생겼고, 6개월 동안 집 생활비도 한 푼 못 냈다. 정신은 피폐해졌고 몸도 상했다. 사업 실패는 순자산이라고는 16평 아파트 전세보증금이 전부였던 내게 있어서 압도적인 실패였다.
빚을 갚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계약직 공무원으로 취직했다. 내 사업 여정은 끝났고 직장인으로 살아야 할 운명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애를 보기 위해 퇴직을 하게 되었고, 애들이 좀 크자 내 인생의 실패를 만회하고 싶은 욕망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중이다. 그래서 요즘 경영 관련 서적이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경영학을 배워본 적도 없지만 경영서적은 맨날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한다고 경시하던 내가 잘 팔리는 경영서적을 맹렬하게 탐독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맹렬하게 보는 이유는 경영 관련 지식들이 새롭고 흥미롭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이런 것도 모르고 사업을 해서 망했구나.’라는 복기를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인트 사고’는 사업에 대해 많은 복기를 하게 만들어주는 짧지만 좋은 책이다. 사업에 필요한 태도와 정신,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 사업을 진행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들 같은 알찬 내용이 정리되어 있다. 그 내용들을 짧게 요약해 보자.
1) 사업에 필요한 태도와 정신
-실패를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
-성공공식은 직선이 아닌 곡선임을 믿는 자세
-동기부여보다는 행동, 행동보다는 습관을 만드는 자세
-남들을 중요하게 대접하기
-솔선수범하여 최선을 다하는 태도
2) 사업하기 전 준비에 필요한 것들
-제품이나 서비스보다 시장과 고객을 먼저 찾아라
-고객의 세밀한 니즈까지 파악하라
-완벽주의자는 실패한다. 일단 저질러라
3) 사업을 진행하면서 필요한 것들
-고객은 ‘기대 이상’ 일 때 만족한다.(자기 중요감 충족)
-작정하고 퍼주어라. 무료로!
-고민의 깊이 X 해결속도 X 고객수=비즈니스의 규모
책의 내용을 빠르게 훑어보면서 순간순간 내가 사업하던 순간들이 생각났다. 무슨 사업을 할지 고객을 찾기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먼저 찾았고,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려 하기보다는 내가 쉽고 편한 것을 찾았다. 영업이나 마케팅을 등한시했으며, 인간관계를 통해 편하게 이득을 얻으려 했다. 남에게 줄 수 있는 나의 가치를 찾기보다는 남에게 어떻게 하면 비싸게 팔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이런 허접한 생각이나 하면서 사업을 했으니 사업이 잘될 리 만무했다.
사실 나는 사업을 쉽게 생각했다. 인맥이 많고, 술이나 많이 먹고 돌아다니면 자연스럽게 사업이 잘 될 줄 알았다. 사업이라는 게 그렇게 잘되는 쉬운 일이었으면, 전국의 술고래들은 모두 떼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오늘 배운 것을 바로 내 삶에 적용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서 좋은 경영서적을 잘 읽었다고 바로 대단한 사업가가 되는 것도 아닌 것임을 잘 안다. 그러나 나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끊임없이 붓다 보면 장독대 주둥이까지 물이 찰랑거리는 순간은 온다고 생각한다. 잊으면 다시 보고, 다시 봐도 생각이 잘 안 나면 느긋하게 보면 된다. 후회와 반성의 시간이 잦아지면 인간은 변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경영서적을 계속 본다.
오늘 이 책을 읽으며 아무런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도 생각났고, 그게 꼭 사업이 아니더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사람이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첫걸음도 내딛기 어려운데, 마음이 동했다는 건 중요한 장족의 발전이다.(무지렁이 나에게 있어서만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완벽주의자인 척 주저하지 않는 자세를 길러보고 싶다. 적어도 내가 다음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면 철저한 실패주의자로 시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