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금연 도전기

ep.11 금연 73일 차 – 안녕 금연일기!

by Writer J

마지막 일기를 쓴 지 어언 한 달. 그동안 일기를 왜 안 썼냐고 물으신다면 대답해 드리는 게 인지상정. 이제 쓸 말이 없어요. 예전처럼 문뜩문뜩 담배 생각이 들지도 않고 (물론 딥빡 쳤을 때는 예외입니다.) 입이 심심해서 음식을 엄청나게 먹지도 않고 담배 꿈을 꾸지도 않고 금연 클리닉도 방문하지 않습니다. 그냥 살아가고 있습니다.


담배를 끊고 뭐가 크게 변했냐고 물으신다면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전 흡연자 시절 담배를 끊으면 엄청 행복해지고 건강해질 줄 알았는데 막상 담배를 끊고 보니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옷에서 담배 전 내가 없어지긴 했지만 사실 이전에도 그 냄새를 내가 느끼지 못했기에(항상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 냄새를 모른답니다.) 별 장점이라 느껴지지 않고, 용돈이 여유가 있어지긴 했으나 여유 있어진 돈은 또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 가기에 여유가 있어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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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아직 금연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그냥 비흡연자인 내가 멋있기 때문입니다. 예전부터 계속된 금연 시도에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던 삶. 나는 뭘 해도 안될 거라는 생각과 나는 죽을 때까지 담배를 피우겠지?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나를 잠식하고 금연은 거의 포기하고 살았는데 두 달 반째 금연을 하면서 나도 할 수 있는 게 있구나 하며 내 인생의 아주 조그마한 가능성을 봤다고 할까요? 그래서 다른 것도 슬슬 도전 중에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그렇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몇 번 쓰지도 않았을 거고 (이렇게 11번이나 글을 썼다는 것은 저한테 대단한 일입니다.) 쓰다가 지금처럼 30일 정도 글을 쓰지 않으면 아 포기해 버려 했을 텐데 이제 이쯤이야라고 여길 수 있는 마음이 저에겐 조금 생겼습니다. 왜냐면 저는 담배도 두 달 반이다 안 피울 수 있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남들에게 아무것도 아닌 70일이지만 이 70일은 저를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작은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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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마지막으로 금연일기는 그만 쓰려고 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제 더 이상 특별한 에피소드가 없거든요. 금연하면 다양한 일이 벌어질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무난하게 끊은 담배 덕에 100일을 예상하고 쓴 일기는 예상보다 조금 일찍 끝을 맺으려고 합니다. 다들 저의 금연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앞으로 제가 평생 금연을 할 것이라는 장담은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잘 유지하다가도 갑자기 어느 날 미친 듯이 담배가 피고 싶은 날이 있거든요. 그날을 제가 지금과 같이 지혜롭게 넘길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할 수 없습니다. 의지라는 것이 한순간 꺾일 수도 있으니까요. 또한 그동안 담배가 피고 싶을 때 이 글을 읽어주는 몇 안 되는 독자님들을 생각하며 버틴 것도 있는데 이제는 일기는 끝이니까요. 거기다 남들이 그러더군요. 담배는 몇 년을 끊어도 생각난다고요. 그런 말을 들으면 힘이 빠지지만 저는 웬만하면 비흡연자의 삶을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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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멋지잖아요! 비흡연자! 노담! 여러분들도 금연하고 멋진 인생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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