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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교사 Nov 20. 2021

코로나 이후 미래교육에 대하여(2)

학교와 교사의 역할 변화에 대해

벌써 코로나로 인해 2년동안 학생들은 학교에 제대로 가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가 심각해지자 교육부는 전교생이 학교에 나오지 않고 집에서 수업을 듣는 온라인 수업이라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렇게 1년 넘게 비정상적인 학교생활이 지속되면서 학교 교육에 대한 많은 부작용과 문제의식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수업에 대한 학력격차 문제와 친구들을 사귈 수 없어서 나타나는 공동체성 결핍, 그리고 집에서 부모의 육아문제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학교의 기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되는 시점이다.


근대적 개념의 학교를 살펴보면, 산업화로 인해 부모가 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고 아이들을 모아 일할 때 필요한 기초 능력을 가르치고 보육하는 시스템으로써 학교가 시작하였다. 그래서 최소한의 교사로 최대한의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상황에 적합한 교육방식으로 주입식 교육이 채택되었고 교육방식의 근간이 산업화의 효율성에 기초하고 있다. 그래서 한 교실에 다수의 학생을 모아놓고 한 명의 교사가 가르치는 공간 구조로 되어있고 다수의 교사를 한 명의 교장이 관리할 수 있도록 학교를 만들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학교의 기능은 1)지식전달, 2)공동체 학습 경험, 3)보육 기능이 되었다.

산업화 시대 교육

요즘 들어 개인적으로 내가 학교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공동체성을 기르는 기능이다. 집에서, 사회에서는 아이들이 수직적 상하 관계를 주로 배우지만 학교에서만은 주로 동급생의 수평적인 관계를 경험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이 있다. 그래서 교육부에서도 코로나가 심각한 상태이지만 전면 등교를 결정한 큰 이유가 바로 공동체성, 사회성을 키우는 부분이었다. 이제 학교의 주요 기능이었던 지식 전달은 학교가 아니라도 온라인 수업, 인간, 참고서, 학원 등으로 대체 가능해졌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친구들과의 관계를 맺고 어른과의 관계도 맺고 사회성과 공동체성을 배울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능이 아직 남아있다. 하지만 지난 2년 가까이 코로나 이후에 학교에서 지식 전달로써 교실수업이 온라인 수업로 대체 가능해졌지만 대체 불가능한 공동체성을 배울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언급되는 것 같다. 그래서 여전히 학교라는 곳은 존재 이유를 담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학교의 기능에 대해 고민할 때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관계를 건강하게 맺고 서로 자신의 생각에 대해 존중하고 서로의 욕망이 부딪힐 때 협상을 하며 문제를 건강하게 해결해갈 수 있는 능력이 키워야 한다. 이것이 미래에 있어야 할 학교의 주된 역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학교는 무엇일까?

그럼 이런 학교의 역할 변화에 맞게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바꿔야 할까? 어떻게 하면 공동체성을 키우면서 함께 배울 수 있는 수업을 할 수 있을까?  그동안 조금씩 수업과 교사의 역할 변화를 요구되어 왔지만 코로나 이후에 급격하게 변화에 직면하게 되었다.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우선 학생들의 수가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이 소중해지고 각 개인의 특성에 적합한 교육이 중요해지는 상황이 되었다. 또한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게 다양한 정보가 존재하고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이 좋은 차세대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다. 기성세대보다 훨씬 정보 습득 능력이나 기술 습득력이 좋은 아이들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는 예전처럼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과 함께 대화를 하는 사람, 학습에 대한 코디네이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수업때 동영상을 보여주며 지식 전달을 할 필요와 효과성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온라인 수업을 실시간으로 하더라도 아이들은 그 수업에 집중하기 매우 힘들게 되었다. 당장 그 시간이 아니더라도 인강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충분히 찾아볼 수도 있게 되었고 영상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서 5분이 넘어가는 영상에 대해 아이들은 흥미를 쉽게 잃어버린다. 그래서 10초-20초짜리 영상을 올리는 틱톡이 인기가 생기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수업 때 교사들이 쌍방향 소통으로 지식 큐레이터의 역할을 해야 한다. 또는 다양한 문제 상황 속에서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여 해결할 수 있을지 가이드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또한 많은 지식, 정보 속에서 어떤 정보가 가짜이고 왜곡된 것인지를 검증하고 교정하는 역할로 바꿔야 할 것이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교육은 무엇일까?

요즘 개인적으로 과학교사로서 DNA (Data, Network, AI) 기반  PBL (Problem - Based Learning) 수업을 조금씨 구성하여 수업에 적용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지식을 주입하고 암기하는 수업이 아니라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본인이 알고 있는 정보화 지식을 활용하고 친구들과 함께 토론하면서 그 문제 상황을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수업이다.  요즘은 지식 정보화 사회이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할 때 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고 친구들과 토론하면서 더 합리적이고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고3 2학기 생명과학 2 수업 때 학생들이 직접 야외에 나가 학교 주변에 있는 식물들을 조사하고 각 모둠별로 조사한 식물 중에 5가지를 선정하고 식물에 대한 이미지를 코딩을 통해 모으고(이미지 크롤링 기술) 이렇게 인터넷으로 모은 식물 이미지 파일들(빅데이터)를 가지고 인공지능으로 구별해내는  AI 식물도감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런 수업을 수행평가로 진행했을 때 입시 준비로 생기를 잃어버린 고3 2학기 수업 때 활력이 생기고 함께 토론하며 아이디어를 스스로 모아 창의적인 산출물을 만들어내었다. 또한 이런 수업을 통해 인공지능 제작과 이미지 크롤링 기술과 학교 주변에 식물들을 직접 알아가는 수업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구글 설문지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4차혁명 시대의 교육은?

이에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교육 내용은 이런 수업 이후에 더 확장해서 이런 기술들이 사회적으로, 윤리적으로 옳은가? 에 대한 토론 내용이다. 그렇지 않으면 과학기술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더 괜찮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정보를 활용하여 함께 문제 상황을 해결해가는 수업, 그리고 기술에 대한  윤리적 토론 수업이 병행될 때 학생들은 함께 관계를 맺어가고 의사소통을 배우며 문제를 해결해가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과거 교육을 생각할 때마다 안타까운 것이 있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객관화시키고 알아가는 교육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주입된 지식에 의해 형성된 틀과 가치관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인간상이 만들었다. 그래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인생을 선택하지 못하는 삶을 살게 만들었다. 즉 틀에 찍어내는 산업화식 교육과 인재상은 이제 그만 해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 같다. 어려서부터 자신이 경험하는 현상을 한 번도 자기식으로 생각해보지 못하고 만들어진 사고로 바라보게 만든다. 그래서 점점 최고의 학교와 직업을 가졌지만 그만큼의 지적 수준과 윤리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으로 사회에 나오기도 한다. 지적 수준이 높다는 것과 좋은 직업을 가지고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상관관계는 높지만 인과관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적 결핍은 좋은 스펙과 학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다르게 판단되어야 한다. 하지만 사회에서의 고정관념은 능력주의에 기반하여 사람을 평가하기 때문에 지적 수준이 높다는 것을 학력과 학벌로 보려고 한다. 똑똑하다는 것과 학벌 정도는 큰 상관관계가 없는대도 말이다. 자기가 평소 사적인 시간에 늘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려고 노력한 사람과 학창 시절에 나온 학교와 학벌을 근거로 더 이상 알아가려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과의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확연히 구별된다. 하지만 그 사람을 스펙과 학벌로 규정하는 사회 분위기와 더 나아가 직업이 인성이 되는 사회가 이 모든 것들을 성벽처럼 막아버린다. 그리고 학벌이 깡패가 되고 직업이 깡패가 되어 많은 사회적 문제점이 생긴다. 가장 안타까운 사람은 30년 전 수능 점수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더 나은 미래는 보이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점점 기득권화되고 갑질, 안하무인의 볼품없는 사람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 같다. 이제부터 새로운 미래시대에 맞는 학교와 교사의 역할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 코로나 시대 그리고 위드코로나 시대에 맞게 새로운 학교와 교사의 역할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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