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과 쑥 10년쯤은 더 먹어야 할까?

늦게라도 알아듣는 그 말속에, 우리가 있었다.

by 뚝이샘

10년이 넘으니 이제야 남편의 말을 알아듣는다.


임용의 10년 동안, 남편은 늘 묵묵히 곁을 지켰다.
짧고 단단한 말들을 건넸지만,
그때의 나는 불안과 조급함 속에서

그 말들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괜찮아, 너는 할 수 있어.”

뚝이야, 지금은 합격하는 것이
최고의 선물이야.

옆에서 보는 사람이 더 잘알아.
네가 합격할지 아닐지...”



말이 없는 남편은~

힘겹게 공부하는 나를 위해~

짧고 임팩트 있게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툭툭 던진 어록들이 참 많은데...

그때는 그냥 흘려들었다.

돌이켜보니 남편의 말은 다 옳았다.
단지 내가 귀를 닫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요즘은 남편이 툭 뱉는 말을

내가 기가 막히게 잘 알아듣는다.

뚝이, 이제 사람 됐네.


농담처럼 들리지만,
그 안에는 함께 살아온 세월과
내가 몰랐던 사랑이 담겨 있었다.

이제는 남편의 단어 하나만 들어도 척척 알아듣는다.

물론 아직 반 이상은 못 알아듣고^^

알아듣는 척을 할때도 있지만~


아마도 마늘과 쑥을 10년쯤 더 먹어야

온전히 알아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결혼이란, 어쩌면 이런 게 아닐까.
짧은 말속에 긴 마음을 알아듣고,

늦게라도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잘 맞는 사람이라서 함께 사는 게 아니라,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맞춰져 가는 것.
그게 부부의 대화이고,
우리의 사랑이 아닐까.


흘려들었던 말들이,

결국 내 삶을 지켜준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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