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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 4(마지막)

마지막으로 불러보는 이름

by 요가강사조재자

80 세을 훌쩍 넘기신 쪼글쪼글한 돼지껍데기 가죽마냥 청록색 푸른 실핏줄이 아버지의 살갗 위로 드러난다.

하얀 반창고를 몇 겹이나 부쳐 행여 살갗이 짓무르지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노란 주사액 방울이 아버지의 피부로 스며들며, 약이 되고, 치료제가 된다.

쓰디쓴 항생제가 아버지의 입맛도 달아나게 만들었다. 아버지는 지금 폐렴이란 병마와 싸우고 있다.

폐렴이 완치된다 하더라도 재발할 경우가 잦고, 간질성폐질환을 5년 전부터 앓고 계셔서 점점 폐가 굳어가며 호흡도 힘들 것 같다.

늘 휴대용 산소통을 소지하지 않으면 언제 생을 마감하실지 모르는 일..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을 의사는 아무런 감흥 없이 던진다.

울컥~화가 난다.

한 사람의 생이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데 무심히 돌팔매질하듯 던져지는 말에 가슴이 아려온다
나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고여 흘러내렸다

아빠!
가면 안돼.
아직은 못 보내!

시골토박 우리 아빠!

순박한 시골청년으로 자라 가족의 포금자리를 만들고, 농부로서 자부심을 가지며 살아온 세월이 이젠 인생의 마지막을 앞을 두고 있다.

'아무 미련 없이 훨~~ 훨~~ 날아가, 아빠!'

아직은 아니라고,
이르다고 붙잡고 싶지만,
그건 딸인 나의 욕심일 뿐.

고통 속에서 하루 버티기도 힘든 아빠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리광을 부려본다.

"아빠~~~ 가지 마!! 응???"
말없이 고개가 끄덕이던 아빠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임종을 보지도 못했고,
코로나에 걸려 아빠의 빈소도 지킬 수 없었던 지난 시간들이 새쌈 먹먹함으로 자리한다.
'아빠~~~ 잘 지내고 있는 거지!'
문득 가만히 아빠를 되뇌어 본다.


< 딸이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

아빠의 인생에 내가 존재했었고,
같이 하나의 고리처럼 연결된 우주의 섭리안에서
오늘도 난 아빠가 살아온 삶의 시간들을 곰곰히
들여다본다...
이제 삶의 끝자락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 그동
안 굳건히 버터온 삶의 자락을 놓으실 그날이 언
제인지는 모르지만 아빠의 마지막 삶을 위해 오
늘도 기도한다..
고통없이 잠결에 평안히 가시길...


#우리아빠
#아빠의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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