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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자차 Jul 06. 2021

스미스빌에는 정지 신호가 하나밖에없어

무성영화 같은 하루가 있어 
여주인공 같은 사람 한 명이 예고도 없이 
나한테 말을 거는 입모양은 
멀리서 나에게로 밀려 들어오는 파도 같지 않나 


당신은 해변의 바르다, 나는 대지의 로메르 
감독은 어디까지나 창의적 주관일 뿐 
파도 위에서 어제 본 가녀린 여주인공만 
시간이 흐른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리를 쪼개어보면 동쪽에선 
산이 하나 솟아오르고 
우리를 봉합해보면 내 마음엔 
보이지 않았던 사슴 한 마리 
차분히 강기슭에서 물을 마시지 


방금 이룩한 밤 안에서 
두 사람은 어제 본 여주인공이 출연하는 
멜로 영화를 보고 있다 





                                                                                                                (202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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