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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자차 Jul 11. 2021

나라는 해골이 너라는 심장에 말을 건다

우리는 2시에 만나서 3시에 헤어졌다 
차가운 커피를 시키고 얼음이 다 녹을 때까지 기다렸다 
할 말이 남았는지 내 안을 들여다본다 
너의 왼쪽 눈의 초점이 흐려진다 


시간은 어슷하게 녹은 얼음 위를 옅게 지나가고 
음악은 꾸역꾸역 음향 시스템을 따라 흘러나오고 
나라는 해골은 너라는 심장에 그래도 말을 걸어본다 


"아직 할 말 남았어?" 
너의 눈동자는 황무지 같은 나를 텅 빈 채로 남겨둔다 
나라는 해골이 너라는 눈동자에 눈물을 흘린다 


한 때 마주 보며 각자의 눈으로 서로를 
꽉 채워주던 우리는 
이젠 하나의 해골과 두 개의 동공이 되어 
각자의 두개골 속으로 커피를 붓는다 


우리는 3시에 헤어져서 4시에 할 말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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