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어두워진 후에 나타난 올챙이들.
밤공기를 가로지르며 우리의 품으로 왔지
지나간 흔적도 남기지 않고
악착같이 물에서 튀어 올라 달려온 그 들
나는 망가진 피아노를 고치던 도중
그래서 시계를 보면 시계추가 올챙이 같지 않나?
1초가 지나면 나는 올챙이의 배가 갈라지는 걸 볼 수 있나?
서걱서걱.
우리는 기다린다. 슬픔이라도 나타나라 하며 기다린다.
어릴 때 올챙이를 통째로 집어삼킨 개구리를 본 적이 있다.
뻐끔뻐끔.
개구리는 뒤도 안 보고 도망간다. 개구리와 함께 나는 그날의
새벽 2시에 도달하며
아직은 미약한 어스름의 온기에,
아직은 물속으로 가라앉지 않은 너와 나의 새벽 2시에,
아직은 두 개로 분리되지 않은 올챙이 한 마리
시곗바늘이 나란히 나를 가리키는 시간이
나와 저 멀리서 오는 올챙이가 춤을 추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