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자차 Sep 27. 2021

불안이 영혼을 잠식했을 때 썼던 글

가끔, 아침에 일어나면 그날 하루의 컨디션이 어떨지 예감이 온다. 

그 찰나의 순간이 하루를 좌지우지하는 셈이다.
우리는 정신의 피폐함과 삭막함을 '컨디션 난조'라고 쉽게 부르고 만다. 


컨디션은 말 그대로 'Conditional'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고, 고로 '일시적인, ' '단편적인, ' '극복될 수 있는'이라는 뜻을 동용 한다. 하지만 컨디션의 명사형은 'Condition, ' 즉 '상태'를 일컫기도 한다. 그것은 일시적인 게 아니라 지속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컨디션이 안 좋아'라고 말을 할 때 상태를 말하는 것일까, 시간을 일컫는 것일까. 
뭐가 됐든, 나는 오늘 컨디션이 조금 안 좋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어쩌면 나의 우울함의 진원지는 컨디션으로 타고 올라갈 수도 있다. 나는 생각을 똑바로 못할 때, 즉 내가 나의 사색의 주체가 되지 못할 때 우울함에 잠긴다. 

정신의 장애물은 컨디션 난조가 아닐까. 생각은 정신의 영역이라면, 컨디션은 무엇의 영역, 아님 무엇을 영역화하는가. 



불안의 회로는 미래지향적이다.

'어쩌다 이렇게 됐지' 보다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가 훨씬 더 화두에 놓이는 셈이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입성을 하면서 우리들은 과거를 불신하게 되었지만, 우리는 아직도 미래를 과거보다 더 불투명한 사건이라고 인식한다. 


그래서 나의 불안의 시발점은 '잘해온 걸까' 보다 '잘할 수 있을까'가에서부터 발화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에게서 불안을 느끼기 때문 아닐까. 


하지만 이미 겪은 것들은 불안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불안은, 그 이면엔 끊임없이 발전을 추구하는 어떤 운동에너지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불안에 대한 개념을 조금만 더 다듬어보면, 


나에게 오히려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내가 긍정의 에너지를 믿는다면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