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잎의 주단길
실구름 하늘을 수놓는
봄이 오면
당신이 내게 오는 길에
연분홍 ‘벚꽃’ 잎들을 모아
주단길을 깔아 드릴게요
오는 길에
내가 만든 호숫가에
포근한 의자에서
잠시 쉬었다 오세요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쳐도
당신에 내게 오는
연분홍 주단길은
한 떨기 벚꽃잎에
청초한 이슬을 머금은
햇살만이 당신을 반겨 줄 테니,
저 먼발치에서
아득히 보이는 당신
연분홍 꽃신 신고
설레임, 가득한 마음으로
당신을 마중 나가요
살랑이는 봄바람
가느다란 속눈썹을 타고 앉은
사뿐한 벚꽃 잎이
당신의 다정하고 따스한
손길을 기다려요
당신과 같이
하늘을 볼 수 있는
오늘이 내 생의 최고의
봄날
싱그러운 연둣빛 꽃잎들과
발그레한 두 볼을 닮은
꽃들로 가득한
어느 봄날에
당신을 봄...
설레는 봄이 왔어요. 봄이 되면 괜시리 기분이 들뜨고, 설레이고, 사랑을 하고 싶은 그런 계절이죠.
3월초 였나, 강철 무지개 같은(이육사님의 시 '절정' 에 있는 제가 좋아하는 구절) 겨울이 끝난 것처럼
춥지만 따스히 올라오는 기운이 와서 봄이 왔구나! 했어요. 근데 저는 깜빡 속았어요.
난데 없는 눈이 내리고 겨울을 연상하리 만큼 추웠어요. 그 어떤 꽃샘추위보다 추웠던것 같아요.
그렇게 눈 비가 내리던 날. 따듯한 봄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시를 짓게 되었어요.
꽃이 피면 발행하리라...
어제 아들과 함께 걷던 거리에서 핀 꽃을 보고,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는 듯 얼마나 반가웠는지...
계절이 바뀌면, 몸이 먼저 알아차려요. 몸이 아파 끙끙 앓을 때도 있지만, 저는 왜 이리 봄이 좋은걸까요?
<경주, 예쁜 벚꽃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