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남기고 간 흔적
하늘의 양떼구름이 흩날려
구름송이들이 땅에 떨어진 듯
펑펑 눈이 내리던 날이었어
소복 소복 정답게 내려앉은
눈 길 위에서
너는
멍!멍! 강아지 발자국
야옹~야옹~
이건 고양이 발자국인가?
내가 좋아하는 새 발자국은 어딨지?
이른 아침
짹짹하고 참새들이 지저귀듯
작은 새들이 재잘거리고 있어
우와! 너무 크다!
아저씨, 발자국인가 봐
누군가 밟고 지나간
그 발자국을 따라
너도 종종거리며 걷고 있어
개나리색 노란 버스가 오고
너는 누나와 함께 올라탔지
남겨진 나는
너가 밟고 지나간 그 발자국을
무심히 보았어
하얀 눈 위에 찍힌
선명한 발자국처럼
찬바람이 쌩쌩 불던
내 마음에 눈이 내리던
어느 날인가
살포시 발자국을 남기고 간
한 사람이 있었다고...
.
.
.
너도 언젠가
그런 사랑을 하게 될 날이 오겠지
참으로 오랜만에 시를 쓰게 되네요. 브런치를 하면서 뛰어난 필력으로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게 하는 한 작가의 작품을 보며, 지난 날을 문들 떠올리게 되었어요. 사랑에 대한 그 달콤 쌉싸름한 기억들...
너무 오래 되어서 잊고 산줄 알았죠. 이렇게 추운 겨울날, 이별을 말하고 헤어진 후 1년에 한 번 내 꿈에 찾아와 안부를 묻던... 그런 기억들이 스쳐가고, 한동안은 그가 그렇게 묻히는 줄 알았어요. 그 기억의 소환으로 5년만인가 그가 또 꿈에 나타났어요. 그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나지막한 음성만이라도 너무 반가웠어요. 잘 살고 있나보다 하며, 사람의 인연이라는게 참 신기한 거구나... 그리고 어제 저녁에 보통 때 보다 더 신나게 뽀로로 노래를 부르며 놀던 아들녀석을 보면서, 지난날 어린이집 버스를 기다리며 쌓인 눈을 보고 누나와 함께 해맑게 발자국을 쫓았던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지난 날 애틋한 내 기억의 사람과 지금의 내 아이를 보며 이 시를 쓰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