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그냥 포스터 붙이면 끝 아닌가요?

스타트업 CSO가 ‘조직문화 백서’를 만들게 된 이유

작년 이야기다.

조직이 30명대에서 60명대로 팽창하면서 우리 조직의 색깔이 조금씩 옅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조직 확장 단계의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조직 전체의 업무 퍼포먼스나 분위기 모두 썩 좋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원인은 금세 파악되었다.

새롭게 합류한 동료들은 여기 마카롱팩토리의 조직문화, 마이클에서 일하는 방식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기존 동료들은 오랜기간 형성된 소통과 협업의 방식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이 두 그룹이 협업을 하면 커뮤니케이션 오류나 오해가 발생했고 이는 곧 업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곤 했다.


팀 얼라인을 중시하는 우리 조직 특성상, 이러한 부분들을 우려해 곳곳에 조직문화, 핵심가치를 도배하다시피 했다. 채용페이지는 물론 신규 온보딩 교육과 사무실 곳곳에 포스터까지.

지금 와서 돌아보면 꽤나 안일했다.

‘이 정도로 강조하면 관심을 갖게 되겠지. 그러다 보면 이해도 하겠지.’ 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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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얼마나 짧은 생각이었는지 금세 깨달았다.

나는 7년째 이 조직에 있다.

말하지 않아도 공기로 전해지는 것들이 있다.

단순히 글자로 적혀진 것 이면의 것들을 알고 있다.

그 핵심가치가 왜 생겨났는지, 어떤 사건이 배경이었는지, 누가 가장 잘 체현하고 있는지도 안다.

이렇듯 나는 입체적으로 핵심가치를 이해하고 있었으면서 새로운 동료들에게는 평면적으로 설명하고 이해를 바랐던 것이었다.


핵심가치는 말로 써 붙였지만, 방식은 아무도 설명하지 않았다.
우리가 어떤 식으로 일하고 싶은지, 무엇을 경계하고 왜 그렇게 일해왔는지를 맥락 있게 전달한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스타트업은 부딪히며 배우는 곳이다.
하지만 사람이 많아지면 그 ‘부딪힘’은 누군가의 ‘설명 노동’이 된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도, 생각보다 에너지가 든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어디 쭈욱 써 있으면 참 좋을 텐데.”

그 한마디에서 ‘마이클 백서 -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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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백서 중 발췌.



마이클 백서는?

커뮤니케이션 방식부터 회의하는 법, 마이클만의 독특한 문화, 왜 영어이름을 쓰는가? 까지,

오로지 '일'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터득한 정수(?)들이 담겨있는 20페이지 문서이다.


1차 버전은 2주 만에 완성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추가하고, 수정하고, 때론 삭제하며 버전업 중이다.

되돌아보면, 단지 백서를 만든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새로운 깨달음을 가져다 준 시간이었다.

‘우리가 이뤄낸 건 단지 매출 같은 외형적 지표만이 아니구나.’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조직의 정체성도 함께 진화하고 있었구나.’

스크린샷 2025-06-06 오전 2.55.04.png 마이클 백서 버전 업데이트 슬랙 공지

마이클 백서는 이렇게 귀중한 자산인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 오래된 일부 동료들의 암묵지로만 존재해 희미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조직의 성장 DNA를 잘 정리하고 보존해서 지금의 동료들과 앞으로 들어올 미래의 동료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줄 것이다.


물론 문서를 만든다고 끝나는 건 아니다.
그것을 살아 숨 쉬게 하려면, 꾸준히 ‘물’을 줘야 한다.

그래서 지금은 신규 입사자 온보딩의 핵심 자료로 자리 잡게 했으며, 격월로 진행되는 랜덤 런치에서는 이렇게 묻는다.


“마이클 백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을 하나씩 이야기해볼까요?”


그 질문 하나가 자연스럽게 대화의 물꼬를 튼다.
우리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살아 움직이는 순간이다.

스크린샷 2025-06-06 오전 2.55.32.png 런치에서 마이클 백서 이야기하기




1. CSO의 팀빌딩&조직문화 구축기, 계속 연재 중입니다. �

2. 저희 팀과 함께 일하고 싶은 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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