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없는 다정함은 오래가지 못한다
1. 5년 전 처음 리더 역할을 맡았을 때, 나는 유비현덕처럼 인덕으로 사람을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었다.
2. 다정하고 따뜻한 리더. 회의 시간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반목이나 갈등은 없는 팀. 그때는 그런 그림을 막연히 꿈꿨던 것 같다.
3.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업무에서 아쉬운 점이 보여 피드백을 하면 금세 다운되는 팀원, 겉으로는 야근까지 하며 열심히 하는 듯 보였지만 결과물은 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팀원도 있었다.
4. 그때는 이런 생각도 했다. “회사에 아직 적응이 덜 됐을 수 있으니 먼저 친해져야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그래서 식사를 자주 하고 술자리도 종종 함께했었다.
5. 순간적으로는 가까워진 듯했지만, 업무 성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피드백을 주면 “평소엔 아무 말 없더니 왜 갑자기...?”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6. 돌아보면 그 반응은 자연스러웠다. 당시의 나는 기준이 희미했고, 그마저도 꾸준히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팀원이 어떤 퀄리티와 속도, 어떤 태도로 일을 해야 하는지 일관되게 제시하지 못했던 것이다.
7. 그래서 리더는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을 팀원에게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회의에서든 1on1에서든, 협업 툴에서든 팀원이 리더의 일관된 기준을 느낄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8. 예를 들어, “지금은 퀄리티보다는 마감을 지키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토론은 적극 참여하되 의사결정이 내려지면 일단 따른다.”와 같은 구체적인 기준을 꾸준히 말해주거나, 업무 피드백을 줄 때 이 기준이 내포된 코멘트를 남기는 식이다.
9. 기준을 선명하게 하는 것만큼, 그 기준을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것도 중요하다. 리더 혼자만 알고 있다가 갑자기 맥락없는 기준을 들이밀면 팀원들은 ‘급발진’이라고 느낄 수 있고, 리더와 신뢰를 형성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10. 리더의 어려움은 여기에 있다. 스스로의 기준을 높이면서도, 동시에 열심히 전파해야 팀 전체의 수준이 함께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리더는 끊임없이 배우고, 칼을 벼르듯 기준을 선명하게 다듬어야 한다.
11. 그러다 보면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팀원들 스스로 그 기준을 내재화하고, 어떤 이들은 더 높은 기준을 추구하기 시작한다. 그 순간 팀은 자연스럽게 기준에 의해 움직이고, 더 나은 기준을 세우는 사람이 생기면 그가 차세대 리더가 된다.
12. 리더십의 힘은 결국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지켜내며, 끝내는 팀 전체로 확장시키는 데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