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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필준 Dec 09. 2021

나는 게임중인가?

그냥 저냥 요가수트라 1.16

Tat Param Purusha Khyateh Guna Vaitrsnyam


가장 최상의 자유는 푸루샤의 지식을 깨달아 이세상이 헛되다는걸 알고 마음의 동요와 갈망을 벗어나는 것이다.


<나는 게임중인가?>


어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수영을 하면서 나의 모습을 위에서 지켜볼때가 있어요."


"요가를 참 오래하셨군요" 라고 말씀을 드리려다 말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려고한 이유는 당연히 있습니다. 요가는 사실 자신을 보는 활동이 99%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메타인지라고 할수도 있고, 관조라 할수도 있고, 자기배려라고도 하고, 자기석판화라고도 합니다.


자기석판화는 자기자신을 돌판떼기처럼 본다는 의미입니다. 마치 불난집 구경하듯 그냥 보기만하는 겁니다.


처음에는 그냥 보다가, 명상이 깊어지면 완전히 자신과 분리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내 생각도, 감정도, 감각도 나라는 주체에서 분리됩니다. 그냥 보고만 있기 때문입니다.


이정도 상태가 되면 게임하는 느낌이 듭니다. 오버워치나 서든어택처럼 1인칭 슈팅시점이 되기도 하고, 디아블로나 롤처럼 3인칭 롤플레잉 게임이 되기도 합니다. 그냥 내가 나를 뒤에 서서 보고만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땐 기분이 묘하기도 하고, 재미도 느낍니다.


요가에서 말하는 최상의 자유가 이런 느낌입니다. 내것이라 믿었던 생각, 감정, 감각도 전부 내것이 아닌 느낌, 나조차도 내가 아닌 느낌, 그저 바라만보고 있는 그 느낌을 통해 무언가를 깨닫는겁니다. 나조차도 내가 아니라는 생각말입니다.


사실 저는 요가의 이런 주장이 극단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생각이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아무리 힘든일이 있어도, 갈애로 인해 고통스러워도, 힘들고 지치는 일들이 많을 때도, 그저 바라보고 있으면 좀 나아집니다.


게임 캐릭터들이 상처받고 힘겨울수록 나는 오히려 재미를 느낍니다. 바라보고만 있으니까요. 막말로 내 일 아니니까요. 게임 캐릭터들은 나를 대신해 피터지게 싸우고, 적들을 물리치고, 때로는 도망도 가고, 가끔은 대신 죽어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죠. 물약 하나 원샷하거나, esc키 눌러주면 회복하고 되살아납니다. 물론 현실 캐릭터들은 죽으면 끝입니다..


하지만 나조차도 어차피 게임 캐릭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가끔은 편하게 삽시다. 너무 내가 내가 되지는 마세요. 게임속 캐릭터라 생각하고 바라만 보세요. 그냥 게임이니 즐겨보시는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술취했나.. 글이 왜 이모양이지? 내가 쓴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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