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복종을 강요한 고등학교 수행평가 논란
지난 3월 3일, 미국의 텍사스 주의 셸로워터 고등학교에서는 2021년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과제가 주어졌는데요. 중세시대 여성의 매너에 대해 리스트를 제공하고 이를 하루 종일 직접 행동으로 보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자들은 남자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여성스러운 옷을 입어야 한다.”
"여자들은 모든 남자들에게 공손하게 머리를 숙이고 직함을 부르도록 한다" (학생회장 김철수, 미화부장 장현석 등)
"여자들은 불평하거나 징징거려서는 안 된다.”
"여자들은 남자들을 위해 요리를 해주어야 한다.(사면 안됨). 베이킹된 달콤한 것이 선호된다”
"여자들은 (남자 교사를 제외하고) 대화를 먼저 시작해서는 안 된다.”
"여자들은 발이 묶인 것처럼 조심스럽게 남자들의 뒤를 따라 걸어야 한다.”
"여자들은 교실 밖에서 지적 우월감을 과시하여 남자들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된다."
"여자들은 (물건 or 공간을) 남자들이 사용한 후 마무리 청소를 해야 한다.”
"여자들은 합리적인 요구라면 남자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 확실치 않다면 선생님과 상의해볼 수 있다.”
학교 측은 이러한 내용의 과제를 주고 여학생들로 하여금 학교나 집에서 직접 행동해 보라고 했는데요. 아버지를 포함해서 성인 남성이 그 행동을 보고 위 리스트에 부합한다고 생각되면 서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명 한 개당 10점의 점수를 받게 되죠.
물론 남학생들에게도 과제가 주어졌는데 중세시대 기사도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여성에게 자리를 양보라 하든지 여학생과 여선생에게 ‘아가씨’, ‘마님’이라고 부르도록 하는 것이죠.
이 과제를 내준 여선생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데요. 어떤 학생은 그녀를 페미니스트라고 평가하며 중세시대 불평등했던 남녀 역할에 대하여 알려주기 위한 수단이었을 것으로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남녀가 불평등했던 시절 이해를 위해서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역할을 바꾸어 체험하게 하는 것이 더 적합했을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아직까지도 여성에 대한 역할과 남성에 대한 역할이 극명하게 구분된 시대에 살고 있잖아요. 이렇게 성을 바꾸지 않은 역할극만으로는 ‘원래 남자는 이랬어… 원래 여자는 이랬어…”라며 그저 다시 한번 성 역할을 환기시켜주는 정도로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요리를 해주고,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 그것이 당연하다는 시대에 살면서 굳이 그것을 ‘체험’하는 역할극 과제가 필요한 것일까요?
결국 학교 측은 사과문을 발표했고 과제는 취소되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많은 학부모들에 의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