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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Oct 26. 2018

상 처?

상처를 주는 것은 너무 쉬운데, 그 상처를 회복하는 데는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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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찌는 것은 쉬운데 빼는 것은 고통스러운 것과 비슷하다. 본래 생각 없이 저지른 일에 대해

되돌이킬 때는 몇 배의 고통을 수반하게 되어있다. 연인과 오랜 기간 쌓아온 수많은 추억들도 겨우 몇 번 다름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종결되는 것처럼.

신뢰를 쌓는 데는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신뢰를 잃는 데는 단 한 번의 실수만으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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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수록 신중함이 부족한 이유는 경험이 부족해서다. 쌓아온 것을 한 번에 잃어본 적이 없어서다.

삶이 왜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지 아는가?

나의 부족함은 무언가를 잃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든 돈이든 내 연인이든 잃어보지 않으면 그 소중함을 정확히 깨달을 수 없다.

삶은 그래서 상처가 반복되거나 잃어버림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모두 어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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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귀가 두 개이고 입에 하나인 이유는 많이 듣고, 적게 말하라는 뜻에서 신이 그렇게 창조했다고 한다.

거의 모든 나쁜 일의 원흉은 입이다. 거기서 나온 걸러지지 않은 직선적인 말들이다.

글을 쓰거나 묵상을 하면 할수록 내가 어떤 말을 해야 할지에 대해 신중해진다. 내 말 한마디의 무게가 예전과 다름을 느껴서다. 

내가 책임져야 할 혹은 본이 되어야 할 대상이 많음은 축복이며 동시에 책임의 무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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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관을 관철해서 누군가가 상처를 받아야만 한다면 때로는 감추는 지혜도 필요하다. 꼭 드러내야만 주관이 관철되는 것은 아니다. 

늘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하고 싶은 일이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라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당신이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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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간이 되는 일은 너무나 어렵다. 삶이 쉽게 느껴지면 당신이 삶을 쉽게 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늘 겸손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겸손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겸손해서 좋은 정도가 아니라 그래야만 내 존재가 그들 가운데서 지켜질 수 있다.

상처 받고 싶지 않다면 상처 주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게 먼저다. 내가 더 이상 누군가에게 해가 되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만으로도 공격받는 일은 많이 경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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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덜 상처 받고 덜 잃는 최고의 방법은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태도다. 멍청한 사람이든 부족한 사람이든 상관없이 품는 거다. 그런 사람들을 사랑하는 건 당연히 힘들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가장 중요한 건, 잃지는 않을 수 있다.

부모님이 싫다고 해서 적대하고, 친구가 맘에 안 든다고 해서 적대해봐야 결국 잃을 뿐이다.

하지만 품어서 견디면 그들은 당신 곁을 지키거나 떠나갔다가도 돌아온다.

그리고 내 모자람과 당신의 모자람이 만나 긴 시간을 버텨낼 때, 서로가 자람을 느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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