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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Nov 07. 2018

동거, 나는 반대요.

책임이 동반되지 않는 즐거움은, 서로를 소비하다가 소비할 것이 사라지면 관계를 종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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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동거라는 게 말이 좋아서 동거지, 연애의 달콤함은 취하고 결혼의 책임은 회피하겠다는 심산이다.

물론 만에 하나 동거의 형태가 잘 맞는 커플이 있을 수 있다. 다만 그래 봐야 정말 만에 하나다.

함께 산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그건 외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내적인 부분도 포함이다.

마냥 아름다울 것 같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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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동거는 연인 간의 잠자리가 로망으로 시작된다. 경제적 이유도 있다지만 그건 핑계다. 

그 외에 함께 살며 느끼는 모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부분은 시작할 때 크게 생각하진 않는다.

게다가 섹스의 연장선에서 발생될 생명의 탄생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게 팩트다. 

동거는 그 오만함을 더 방조하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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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피임 잘하면 아무 문제없지 않냐는 식인데, 피임도 백 프로는 없다. 확률게임이다. 그리고 살아보면 알겠지만 생각만큼 그렇게 완벽한 피임시도가 항상 이루어지는것도 아니다.

게다가 애초에 생명의 탄생을 위한 무엇보다 고결하고 아름다운 방법을, 오직 말초신경 자극에만 사용하면 

동물보다 못한 게 아닐까 싶다. 최소한 동물도 무슨 의미인지는 알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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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아름다운 점은 상호간에 이루어지는 일들의 의미를 감안하고 행위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선택에 대한 결과를 책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느냐 아니냐는 하늘과 땅의 차이다.   

이성 간의 사랑은 이타적이 아닌 철저히 배타적인 사고관을 중심으로 지켜질 때 아름답다. 

"앞으로도 너 아니면 안 된다" 가 전제된 결혼은 구성원을 보호한다. 거기서 태어날 생명까지도. 

그래서 혼인신고는 섹스라는 선택에서 파급되는 모든 결과에 대해 구성원 전체를 보호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동거는 그 안전장치가 완전히 배제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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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사람들은 육체와 정신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간과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부분이다.

모든 육체적 행위는 당신의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 무거운 책임을 회피하려는 동거의 형태는 상대의 정서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책임이 부재된 난잡한 잠자리가 개인의 멘탈을 파괴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 AV배우의 90 프로 이상이 정신 관련 질환을 앓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내 생각에는 100프로 일 거다. 소비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즐거움만 취할 뿐, 거기서 발생되는 모든 문제 현실에 대해 책임을 회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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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관계는 책임을 기반으로 전제된 선택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동거할 거면, 혹시라도 생길 아이를 낳을 각오를 하고 시작하는 게 맞다. 그게 싫으면 동거를 시작도 하지 않아야 하는 게 맞는 거다. 

책임이 멸실된 관계에서 남는건 깊은 상처와 하락된 낮은 자아의 잔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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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스킨십은 책임질 수 있는 만큼 하는 거다. 

임신으로 인한 생명을 책임질 자신이 없으면 안 하는 게 맞다. 

비밀리에 오늘도 낙태되는 그 수많은 아이들 중 하나가 사랑하는 내 친구나 동생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 사람들은 오늘도 섹스를 그저 게임의 한 수단으로 즐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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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은 등한시하면 누구든 살인자가 될 수 있다. 설령 그것이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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