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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정아줌마 Jan 02. 2024

오랜만! 원데이 투산!!

하루에 두 번 등산하기~

하루에 두 번 등산이라니 거창해 보인다. 하지만, 사실 해발 400미터 정도인 산 두 곳을 을 한 시간 반, 또 한 시간 십분 합쳐 보면 세 시간도 안 되는 짧은 등산일 뿐이다. 


얼마 전까지 살았던 동네에 있는 산과 지금 현재 살고 있는 곳의 산 정상을 다 찍고 오는 것!

그것이 우리 부부가 말하는 원데이 투산이다. 양쪽 산 정상에서 보면 신기하게도 그동안 살아왔던 집들과 지금 현재 집이 일직선으로 놓여있다. 그걸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한 데다가 등산에 묘한 맛에 취해 아침마다 '제발 비와라 비와라' 하면서도 물통에 물을 담고 있는 나를 보면 우습다. 한 번에 높은 고지의 산을 정복하고 오는 건 쉽지 않지만 나눠서 다녀오는 거니까 부담이 적다. 매일같이 등산을 하다 보니 원데이 투산~ 뭐 그까짓 거~~


남편이랑 매일 왕복 한 시간 남짓거리의 산을 오르는데 이 또한 수직상승 돌바위계단이라 초입부부터 들어와 들어와하는 계단의 웅장함에 눌려서 늘 시작부터 기가 죽는다. 오르는 동안 앓는 소리가 내 입에서도 그의 입에서도 무심결에 흘러나오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에 늘 보면서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렇게 매일 조금씩 체력을 다져서인지 튼튼해진 남편의 다리를 보면 뭉클하기까지 하다.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사실 등산 외에 하는 게 없는데도 겨우 그거만 하는 느낌으로 몇 달을 살았다. 이거라도 했으니 다행 아니야? 애써 해냈단 작위적인 성취감까지 만들어가면서 말이다. 무기력해진 나머지 침대 속으로만 파고들었다. 누워서 책만 보며 하루를 그냥 그렇게 때웠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듯 싶다. 하지만, 이 날 원데이 투산을 계기로 조금 더 한 발 앞으로 내디뎌 보기로 마음먹었다. 작심삼일의 고수인지라 스스로와의 약속 따위도 하지 않는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안 하는 것보단 나을 테니까.


새해가 밝고 처음 쓰는 글이 이 따위라 부끄럽기 그지없지만 너무나 힘들었던 2023년을 나, 또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냈고 다가올 2024년도 치열하게 살아낼 것이라는 나의 다짐 정도라고 해두자. 거창하게 무언가를 하겠다는 것보단 오늘의 소소한 계획과 결심들을 삶에 녹여낼 것이다. 오늘은 허접한 글이라도 하나 남기는 거로 시작한다. 내일의 나는 또 어떨지 기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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