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것을 워낙 좋아해서, 멀리하려고 애쓴다. 참을성이 없기에, 눈 앞에 보이면 먹을 수밖에 없다. 가끔 망설이다가도 한 번에 모두 먹어버리고 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찾아낸 해결책은 달콤한 것을 마주하지 않는 경로를 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하철 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에는 도넛 가게 있어, 결국 두 봉지 사서 돌아갈 테니, 둘러서 가더라도 골목길로 가는 것이다. 물건 사는 시간을 고려하면, 사실 이동 시간도 별 차이가 없다. 골목길로 가는 길이 무조건 이득이다. 이 판단을 저장해두고, 앞으로 이 길로만 다니면, 충동적으로 도넛을 구매할 일은 없다.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이다. 좋아서 참을 수 없다면, 아예 손 닿지 않는 곳에 두어야 한다.
좋아하는 것이 생산적이고, 발전적이라면 통제하고 관리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인간이 선호하는 대상은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경우가 드물다. 악은 저지르기 쉽고, 선은 행하기 어렵다는 격언은 괜히 전해져 내려온 게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격언들은 세월의 검증을 거친, 확실한 조언들이다. 따분하고, 고리타분하지만 막상 실제로 그 격언이 떠오르는 상황에 처하면, 그 말이 얼마나 진실된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가장 멀리하고 싶은 것은 휘발하는 쾌락이다, 금욕주의자처럼 굴겠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휘둘리고 싶지 않다. 자제력을 잃는 건, 슬픈 일이다. 그렇게 갑갑하게 어떻게 사냐고 묻는 사람이 종종 있다. 인생 재미없게 사네라는 이야기도 자주 듣는다. 맞는 말이다. 재미없게 살고 있다. 재미없게 사는 이유는 진짜 재밌는 것을 할 때, 더 자극적으로 기쁘고 싶기 때문이다.
이게 더 간사한 태도일지도 모른다.
이걸, 즐길 줄 알아야 무너지는 순간에도 나름 버틸 수 있다.
실상 그렇지 않더라도, 그렇다고 스스로를 밀어낼 수 있다.
기쁨과 행복을 유보하는 건 미련한 행위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조금도 나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원래부터 강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을 가둘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음악 감상은 별개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