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굴 책임진다고

by 설다람

책 제목: Better A Surgeon's Notes on Performance


■ 첫 문장

One ordinary December day, I took a tour of my hospital with Deborah Yokoe, an infectious disease specialist, and Susan Marino, a microbiologist. They work in our hospital's infection-control unit. Their full-time job, and that of three others in the unit, is to stop the spread of infection in the hospital.


■ AI 번역: 어느 평범한 12월의 하루, 나는 감염병 전문가인 데보라 요코에(Deborah Yokoe)와 미생물학자인 수잔 마리노(Susan Marino)와 함께 우리 병원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병원 감염 관리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부서에서 그들과 세 명의 동료들이 전담하는 일은 병원 내 감염 확산을 막는 것이다.


가수 Feist는 '책임'을 가장 싫어하는 단어로 꼽았다. 이유도 설명하지 않았으니, 어지간히 책임을 싫어하는 것일까.(물론 folk 음악 대축제에서 인터뷰를 당할 때, 나온 대답이라 그다지 진지한 대답은 아닌 듯했다. 그러나 원래 그런 순간 민낯의 진심이 튀어나오는 법이지 않나.)


영어로 책임을 뜻하는 Responsibility의 어원은 다음과 같다.

라틴어 respondere = “to respond” (응답하다) → re- (되돌아) + spondere (약속하다, 맹세하다)

여기에서 파생된 responsible = “응답할 의무가 있는,

그리고 여기에 -ity(명사형 접미사)가 붙어서 → responsibility이 된다.

응답할 의무가 있는 상태, 즉 자신의 행동이나 결정에 대해 설명하고 그 결과를 감수할 의무를 뜻한다.

반면 한자어 책임(責任)의 어원은 責(꾸짖다)+任(맡길 임)으로, 맡긴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을 경우 꾸짖음을 받을 대상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잘못된 상황을 가정한 단어이니, 한자어 책임이 조금 더 가혹한 정의인 셈이다.

responsibility 쪽이 훨씬 부드럽고, 민주적인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나같이 게으른 사람에게는 責任이 더 효과적이다. 벌을 받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


하지만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유난히도 부주의하고, 덤벙거리는 성격이라, 가능한 한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내 선에서 만회가 가능한 소규모 단위의 일을 좋아한다.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규모 자체가 작으니, 실제로는 별 피해가 없는 것이다. 물론 꼼꼼히 주의를 기울여 실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누구는 안 그러고 싶을까. 그러나 번번이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울 정도로 잔실수를 매일 반복하다 보면, 중요한 일은 도무지 맡은 자신이 생기지 않는다. 책임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도 없겠지만 일이 틀어졌을 때, 모멸감과 위험을 감내하고 책임감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있다 훌륭한 인격체들이다. 타고난 성향과 부단히 쌓은 사회적 역량의 소유자들일 것이다. 세상에 이런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인류의 진보 90%는 그들 덕이다. 나 같은 사람만 있는 지구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2015년 이묵돌 작가(당시엔 김리뷰)가 쓴 책제목인 '1인분의 삶'은 아직도 유용하게 쓰인다. 무엇을 하더라도 1인분의 몫은 해내야지. 월급은 1인분으로 받는데, 일은 왜 2인분으로 시켜요.처럼. 슈링크플레이션으로 식당의 1인분은 모두 0.5인분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사회구성원으로서 1인은 1인분을 해야만 한다. 사회에 기생하는 염치없는 존재가 될 수는 없으니까. 이건 외적 강요이기도 하고, 내적 강요이기도 하다. 어쩌면 개인들이 죽기 바로 직전까지 스스로를 내모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1인분을 몫을 다해내야지, 식당의 1인분이 온전한 1인분으로 돌아온다고, 시장(市場)은 믿고 있을 수도 있다.


1인분은 지극히도 자본주의적인 메타포인 것이다.



■ 끝 문장

The choices a doctor makes are necessarily imperfect but they alter people's lives. Because of that reality, it often seems safest to do what everyone else is doing--to be just another white-coated cog in the machine. But a doctor must not let that happen--nor should anyone who takes on risk and responsibility in society. So find something new to try, something to change. Count how often you succeed and how often you fail. Write about it. Ask people what they think. See if you can keep the conversation going.


■ AI 번역

의사가 내리는 선택은 본질적으로 완벽할 수 없지만, 그 선택은 사람들의 삶을 바꾼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많은 경우 모두가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가장 안전해 보인다 — 그저 하얀 가운을 입은 기계의 부속품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의사는 결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사회에서 위험과 책임을 짊어지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마찬가지다.

그러니 시도해볼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라. 변화를 줄 무언가를 찾아라. 성공한 횟수와 실패한 횟수를 세어라. 그것에 대해 글을 써라. 사람들에게 그들의 생각을 물어보아라. 그리고 대화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지 확인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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