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네모난 건물에 들어간다면 - 소설

하긴, 이건 단순히 알지 못하는 곳에 온 게 아니야. 아무런 정을 못 붙일 만큼 답답한 공간이, 너무 많이 생겨났으니까. 처음엔 그게 그저 네모나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것만으로 세상을 덮을 수는 없는 거야. 네모 속엔 우리가 알 수 없는 강력한 힘이 있거든. 세상 어디에도 없던 네모들을 쏟아내듯 들이밀면서, 딴청을 피울 수 있는 사람들의 세상이니까.


모르는 네모난 건물에 들어간다면,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해. 언제 그 날카로운 모서리가 네 마음을 후비고 생생한 피를 뽑아먹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그 속에선, 웃으며 대화하는 상대를 믿어선 안 되는 거야. 가장 무서운 사람은 가까이 있는 법이니까.


그래도 노크는 해야 해. 다행히 여긴, 튼튼한 벨을 가지고 있어. 어느새 마음이 좁아져서 그런지, 대문을 두드리는 것보다 훨씬 편하고 정 없는 방법에, 이상한 안도를 느끼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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