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난, 내 게임 퍼즐을 끝낼 수 있었어. 게임에 대한 방황을 끝내기까지 30년 가까이 걸린 셈이지. 정말로 한심해 보이는 성과지만, 내 입장에선 인생의 3분의 1 정도를 정리해 낸 느낌이야.
20대 초반이 끝날 즘에, 내 인생 목표는 삶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드는 거였어. 이게 무슨 말인지는 다른 글을 통해 더 자세히 다룰 생각이야. 쉽게 말하자면, 내 수많은 번뇌에 가지치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거지.
대학을 다니면서, 내가 참 행복한 녀석인 걸 알았어. 난 쉽게 좌절하고 길을 잃어버리는 녀석이지만, 욕심이 많은 녀석이란 걸 알 수 있었거든. 이건 내가 오만하고 이질적이기에, 쉽게 좌절하고 방황하며, 능력에 비해 많은 걸 바란다는 걸 알게 된 거지.
난 좌절과 방황에 낭비하는 시간을 줄여보고 싶었어. 이건 정말 어마무시했거든. 몇 가지 거대한 문제를 만날 때마다, 난 몇 개월씩이나 페인이 되는 삶을 반복했어. 정신을 차려보니, 30대를 바라보는 수준이었지. 아무리 생각 없이 살고 싶어도, 이렇게 무의미한 반복에 몸을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야.
하지만 이 허송세월이 영 무의미하진 않았어. 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철저히 관찰했어. 그것들에 우선순위를 매겨서, 어린아이의 새싹 같은 꿈부터 잘라낼 수 있었지. 예를 들면 탁구나 음악,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 바람 등이지. 그렇게 오랫동안, 인생에서 잘라낼 것들을 하나하나 정해 보는 시간을 가졌어.
이런 선택과 집중으로 마음이 한결 편해지니, 내가 어떤 쓰레기인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었어. 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개인주의에 매료되어 있어. 자신의 자유만을 생각하고, 모든 사람들이 그런 삶을 살기를 뻔뻔하게 바라고 있지.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 세상의 진리라고 믿고, 그 정도의 깨달음으로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오만한 치. 그게 나라는 녀석이라고 말이야.
난 딱 이 정도를, 내가 이룰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지라고 결정했어. 사회적으론 어떤 능력도 가질 수 없어도, 나 자신이 스스로의 매력에 만족하면서 살 수 있는, 비루한 삶 말이야. 난 이런 삶조차 지속하기 어려워할 정도로 게으른 녀석이란 걸 깨닫는 것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 하지만 난, 내가 이걸 이뤄낼 수 있는 녀석이란 걸 알고 있어. 난 분명 이 문제를 해결하고,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어쩌면 이 경지를 생각보다 빠르게 이뤄내고, 다음 단계정도는 죽기 전에 시도할 정도의 존재일 수도 있어!
게임은 이 목표를 위해 남긴, 몇 안 되는 가지 중 하나야. 현재, 돈벌이 다음으로 내 시간을 잡아먹는 괴물이지. 가장 인연이 긴 괴물이기도 해. 가장 쓸모없어 보이는 녀석이기도 하고.
하지만 녀석은 내게, 없어선 안 되는 존재야.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좋은 도파민이니까. 나처럼 세상 좋게 보는 법을 도저히 알 수 없는 녀석에게, 꼭 필요한 요소지. 실제론 그렇지 않더라도, 자주 삶이란 것에 불합리한 짜증을 느껴버리면, 절대적인 탈출구가 몇 개 필요한 법이거든.
내겐 세상을 벗어날 구멍이 필요해.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글을 쓰고, 보다 쉽게 다른 세상에 잠수하기 위해 영화나 만화나 게임을 하게 되었지. 영화나 만화는 그 자체로 최선을 다해 만들어진 무언가라서, 더 다듬을 필요는 없어. 내가 보고 싶을 때 보면 그만이야. 하지만 글을 쓰는 것과 게임은 그렇지 않아. 글은 무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행위이고, 게임은 내가 직접 마무리하는 형식의 작품이지.
즉, 난 이 두 파트너를 대하는 방식을 정확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게임과 글쓰기에 분배할 것인가. 이 두 가지에서 가장 많은 행복을 얻는 방식은 무엇인가. 두 가지를 즐기는 데 방해되는 방식이란 무엇인가.
난 먼저 게임의 문제를 풀어보기로 했어. 게임에 가장 많은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고 있었으니까. 만약 이 주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면, 정말 많은 걸 얻을 수 있다고 확신했지.
그건 옳은 판단이었어. 점점 내가 어떤 게임을 얼마나 하고 싶은 건지, 훨씬 명확하게 알아갔지. 재밌는 점은, 게임으로 얻는 성과가 게임을 하는 시간에 비례하지 않았다는 거야. 게임이 나를 지배하는 때엔, 아무리 많은 시간과 노력도 게임과 나의 관계를 해명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어. 생각 없이 게임을 했던 때엔, 무엇을 위해 게임을 하는지 잊고 있었지.
그래. 난 게임과 나의 관계를 관찰하고 변화시키면서, 인간에게 중독이란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그걸 조절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던 거야.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가진 게임을 만나면, 게임사가 나와 어떤 금전적 관계를 추구하는지 분석하고, 이 게임을 대할 때 가장 효율적인 자본(시간이나 돈 등)투자 방식은 무엇인지 따져보는 식이지.
정말 많은 게임을 거치면서 난, 게임에게 바라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어. 동시에 가장 많은 시간을 아끼면서도, 여전히 만족할 수 있는 정도가 어디인지도 알아낼 수 있었지. 물론 시작은 재밌어 보이는 게임을 해보는 거지만, 점점 효율적으로 해나갈 게임의 방향을 정할 수 있었어.
난 게임에게 검도와 탁구를 했을 때 느꼈던 쾌감을 요구하는 사람이더라. 그건 내가 인간의 심리를 읽고 예측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다른 플레이어를 필수로 상대해야 한다면, 정~말 많은 명작 게임을 내 리스트에서 지울 수 있어. 단순히 모험을 즐기거나, 여러 정해진 루트를 감상하는 작품들, 몬스터를 잡고 레벨을 올리는 식의 게임을 관심 속에 삭제해 버릴 수 있지.
아쉽게도 <철권>과 여러 온라인 TCG(판타지 세계 기반의 카드게임), 다양한 보드게임을 거치다, 결국엔 <홀덤>과 레이심 게임에 빠지게 되는 과정은 다음에 다뤄야 할 거 같아. 분량 조절도 페이스 조절도, 보기 좋게 실패했다는 직감이 들어버렸어 ㅎㅎ. 이렇게 내 맘대로 편안하게 글을 쓰는데도, 참 글쓰기를 못한다는 생각이 드네. 다음 파트인 <철권>은 좀 더 흥미로운 내용을 쓸 수 있게 해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