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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이상한 헛소리 0

by 여러 이상한 헛소리 Mar 18. 2025

  사람은 너무 자주 착각할 정도로 나약해. 조금이라도 위대한 이야기를 봐버리면,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버리지. 그렇게 꿈을 꿔 버리는 거야.


  난 내가 대단한 이야기꾼인 줄 알았지만, 결국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만큼 치밀한 녀석이 아니란 걸 알게 됐어. 자신이 어떤 노력도 싫어할 정도로 게으르고 한심하단 걸, 시간과 돈을 써가며 배운 거야.


  내가 원한 건, 손쉽게 위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뻗댈 수 있는 삶이더라. 딱 그 정도인 것 같아. 한 번도 문학에 진지하지 않았으니까. 애초에 문학의 발전과 내 글을 쓰는 거엔 아무 상관이 없는 거 같아. (일단, 실력은 생각하지 말자고) 그냥 나도 잘난 놈이라는 증거가 필요했던 거지. 명품 시계처럼 말이야! 문학 소년이라고 불리는 게 좋았으니까…….


  근데, 분명 난 더 바란 게 있었단 말이지. 위대한 이야기에 마음이 쏠리고 감명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어떤 누군가의 어떤 흔적이 세상에 남는다는 거지. 그런 단순한 사실 하나가 가장 가치 있단 걸 알아냈다니, 난 정말 행운아야. 바꿔 말하면, 그만큼 운이 안 좋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그렇게 자신이 어떤 열의도 없단 걸 알아갈 즘, 이상한 생각이 드는 거야.


  ‘굳이 내가 이야기를 고집해야 할까? 어차피 내게 다른 기대가 없다면, 내 맘에 쏙 드는 글을 쓰면 될 일이야. 남에게도 재밌는 읽을거리가 되는 건, 다음으로 중요한 거 아닌가?’


  그래, 이상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잖아?


  ‘복잡할 필요 없어. 아무렇게나 뒤적거려도, 목차 속의 짜리한 제목에 매료되어도, 꼭 순서대로 읽는 강박감이 없더라도, 괜찮은 헛소리 하나는 얻어갈 수 있는 책을 써 보는 건 어떨까? 그놈의 종잡을 수 없는 ‘내키는 마음’이란 게 끝날 즈음에


  “나도 오랜만에 책 한 번 읽었다.”


  고 뻗댈 수 있는 겉멋 가득한 책은 어떨까?’


  어떤 책이든, 그렇게 읽을 수 있으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 게 텍스트의 큰 매력이 아닐까? ……. 좋았어!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이상한 헛소리야. 정말 미친 짓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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