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2020년, 학교도 그 폭풍을 피해 갈 수 없었다. 갑자기 우후죽순으로 감염자가 늘어나고, 그들이 몇 시에 어디를 갔었는지 동선이 낱낱이 공개되면서 모두가 공포에 떨며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에 모이는 것을 꺼렸다.
그리고 학교는 수백 명의 인원이 한 데 모여있는 공간이기에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가 없었다.
많은 아이들이 동시에 학교에 나오면 감염의 위험이 높다는이유로 갑작스럽게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었다. 학교마다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 온라인 수업 플랫폼인 e학습터, 구글 클래스룸, 바로학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다.
매일 회의가 열리고, 정보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선생님들을 강사로 초빙해 온라인으로 수업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고, 온라인 수업 준비와 자료 업로드, 교과서 배달 등 나는 교사가 된 이후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없는 텅 빈 교실에서 수업을 준비하면서 나는 너무나 큰 불안과 공포를 느꼈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는 너무 크고 쓸쓸했다. 그리고 온라인 수업 준비는 대면 수업 준비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당시 우리 학교는 '바로학교'라는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이용하기로 했는데 아이들에게 수업할 내용을 매일 '동기 유발 - 도입 - 전개 - 마무리 - 차시예고' 단계에 맞게 홈페이지를 구성하여 정리하고, 해당 차시에 맞는 동영상 자료를 찾아 삽입하고, 아이들이 잘 배웠는지 확인할 문제들을 만들어 첨부하는 작업들을 일일이 해야 했다.
교사로서 수업을 대충 하고 싶지는 않아서 굉장히 고민하고 준비했는데, 아이들이 학습하고 있는 상황을 홈페이지로 확인해 보니 마우스를 빠르게 클릭해서 수업을 대충 듣고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더 집중시킬 수 있을까?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 답답할 아이들의 관심을 끌고 좀 더 재밌게 수업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매일 수업을 준비하며 고민했다. 그리고 고민 끝에 내린 나의 결론은, 온라인 수업을 할 때 담임 선생님인 내가 직접 영상을 촬영해서 업로드해야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학교에 오지도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시작해서 학교가 어떤 곳인지도 알지 못했다. 우리 학교가 어떻게 생겼는지, 1층부터 3층까지 어떤 시설이 있는지, 우리 학교의 교가는 무엇인지 알려주면서 학교에 대한 아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싶었다.
나는 직접 학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우리 학교 교가 노래에 맞춰 사진을 넣고, 가사를 노래에 맞게 편집해서 동영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동학년 선생님들한테도 영상을 공유하여 아이들에게 학교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자고 이야기했다. 나의 첫 유튜브 업로드는 우리 학교 교가 영상이었다.
생각보다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우리 학교가 이렇게 생겼다니! 그리고 우리 선생님이 유튜버라니! 좋아하는 아이들의 반응을 전해 들으며 나는 매일 교육 내용과 관련된 영상을 촬영, 편집, 업로드하며 수업을 열심히 준비했다. 나의 노력을 알았는지 대부분의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을 열심히 들어주었다.
코로나19의 폭풍이 끝나고 나서도 나는 매년 교육청의 겸직 허가를 받아 교육 영상을 제작하고 업로드했다. 학부모님과 아이들의 동의를 받아 교수 학습 방법에 대한 영상을 올리기도 하고, 가사가 예쁜 동요를 아이들이 그린 그림과 함께 편집해서 가사 뮤직 비디오를 만들어 올리기도 했다. 하루하루 아이들과의 추억과 나의 수업 노하우가 쌓여갔다.
그리고 구독자의 수도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조금씩 올라가 어느 순간 7천 명이 넘었다. 선생님의 유튜브를 보고 연락했다면서 교육자료 집필 요청과 강의 요청도 들어왔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유튜브 영상도 보지 않던 내가 아이들을 위해 즐겁게 수업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유튜버가 되고, 그 노력이 조금씩 쌓여 나에게 새로운 기회와 성장의 발판이 된 것이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아무리 힘들고 어두워 보이는 상황일지라도 주위를 열심히 둘러보면 희망의 빛을 찾을 수 있다. '전화위복'이라는 사자성어의 뜻처럼 앞으로 또 어떠한 어려움이 온다고 할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하루하루 살다 보면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BTS의 노래 'Yet to come'의 가사처럼, 나와 당신의 가장 찬란한 순간은아직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