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리는 말

내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

by 오후의 햇살

"와~ 벌써 끝날 시간이네. 시간 너무 빨리 간다!"

"진짜. 시간 너무 빨라!"

"선생님이 수업을 재밌게 해 주셔서 그래~!"


6교시 수업을 마치기 직전인 오후 2시 18분쯤. 아이들이 너스레를 떨며 얼굴에 맑은 웃음을 가득 머금은 채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절반은 선생님 들으라고 과장을 살짝 섞은 느낌이지만. 어느새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알림장 다 썼으면 책상 정리하고, 의자 집어넣고 모두 일어서세요~! 자, 오늘 하루도 즐거웠나요?"


"네~!!!"


"좋아요. 그럼 집에 조심히 가고, 오후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보내고, 내일 또 즐겁게 만나요~!"



아이들을 보내고 빈 교실을 간단히 청소한 후, 오늘 미술시간에 만든 작품들을 뒤쪽 환경게시판에 하나하나 붙여주면서 아이들이 완성한 그림을 다시 찬찬히 들여다본다.


오늘 4~5교시에는 연차시로 5학년 사회 수업과 미술 수업을 연계하여 고려청자 채색하기 수업을 했다. 물감으로 스스로 색을 조합해 가며 고려청자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푸른빛, 비색을 만들어보고 선생님이 나눠준 도안에 색칠하는 활동이다.


아이들이 만든 작품. 이름은 꽃으로 가렸다.


어쩜 이렇게 다들 특색 있게 잘했을까? 누구 하나 포기하지 않고 그림을 완성해 준 아이들이 참 기특하고, 고맙고, 예쁘다.


식물을 키울 때 관심을 기울이며 햇빛과 바람, 물을 제 때 주면 보답하듯 예쁘게 자라나듯이 아이들에게도 꾸준히 관심과 사랑을 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각자의 시간대로 예쁘게 피어난다.


수업이 끝날 무렵 너도 나도 시간이 참 빨리 갔다며, 선생님과 함께하는 학교는 너무 재미있다고 얘기해 주는 아이들을 볼 때 나는 행복해진다.



초임교사 시절, 존경하는 선배선생님께서 나에게 해주신 말씀이 떠오른다.


"선생님, 나는 사실 자존감도 낮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고, 그 아이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존감이 많이 올라갔어요. 아이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거예요."


그 말씀은 당시 20대 중반의 나에게 너무나 크게 와닿았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선배님의 말씀에 너무나 공감한다. 이건 사랑의 선순환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 가지 힘든 일들 속에서도 내가 이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아이들이다. 내가 사랑을 주면 아이들은 기특하게도 바르게 잘 자라고, 그 사랑을 또 나에게 준다. 그 속에서 아이들도 나도 행복을 머금고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