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희 Aug 02. 2024

선택과 포기 사이에서

"인생은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의 선택(choice)으로 이뤄진다."  - 장 폴 사르트르 -

"우리의 삶은 "해야 하는" 순간들로 가득하다." [인생 설계자] 본문 중


가끔 우리는 삶의 고통 앞에서 한 번쯤 부모님을 향해 원망을 해보곤 한다.

'왜 세상에 태어나게 해서 나를 이토록 힘들게 하냐고...'

'나는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잖아'라고 하면서 부모님께, 자신에게, 세상에 항의해 본다.

부모님에게는 가장 행복의 순간이었고 선물 같은 존재이며 보석 같은 존재들인 자식에게

듣는 이런 말들은 자식에게 왠지 모를 미안한 마음과 아픈 상처를 남기곤 한다.

나 또한 죽고 싶었던 마음이 들었을 때 부모님께 차마 내뱉지는 못하였으나 한 두 번쯤은

그런 마음을 가져본 적이 있었다.

스스로 존재하고 싶지 않은 존재, 그러나 죽지 못해서, 살아있어서,

마지못해 꾸역꾸역 사는 삶이라는 느낌...

그런 순간이 나에게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부모가 되어 내 딸이 가장 힘겨워했을 때 나는 딸에게 그 말을 들었어야 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딸에게 마치 죄인이 된 것처럼 그저 미안함 마음이 가득했다.

지금 그 말을 하는 딸아이의 시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가늠조차 할 수 없지만

이해는 할 수 있었다. 내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생각했던 그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는 영상하나를 보게 되었다.

'지들이 태어나고 싶어 태어났다고...'


"여성의 배란일은 생리예정일로부터 14일 전이며,

정자의 경우 3-5일 자궁 속에서 생존할 수 있고

난자의 경우 적어도 1-2일 생존한다"라고 알고 있다.

남자의 몸에서 한번 발사된 정자는 적게는 5천 마리, 많게는 2억 마리라고 하는데

그 치열함을 뚫고 자신들 스스로가 세상에 태어난 거라고...

그러니 태어남의 선택도 자신이 한 거라고...

이 영상을 보는데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래 맞네. 내가 죽기 살기로 달려서 세상에 나온 거네'

나는 이 사실을 반은 인정하기로 했다. 

치열함 속을 달릴 수 있는 환경은 부모님이 만들어 주셨지만

그 치열함을 뚫고 포기하지 않고 내가 세상을 선택한 것이라고...

그리고 다음에  우리 아이들 중 한 사람이의 입에서 행여나 '왜 나를 낳았냐고'라는 말을 듣게 되면

'반은 네 선택이었다'라고 당당히 말하리!!


어찌 보면 우리의 삶은 엄마의 자궁 속에서부터 단 하루도 선택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말해야 하나?

잠을 자고 일어나는 시간, 밥을 먹을지 먹지 않을지, 누군가를 만날지 안 만날지, 운동을 할지 말지 등등.

내가 원하는 것, 원하지 않는 것들 중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들 중

선택하고 싶지 않은 것들조차 선택하며 사는 삶이다.

그 모든 것들이 그 누구의 삶들이 모두 선택의 연속적인 시간이라는 것을.

어떤 경우에도 환경과 타인을 탓하는 일은 어쩌면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른다.

나를 탓하지 않음으로 나의 마음이 편안하고 책임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테니 

남을 탓하며 그 뒤로 숨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떤 환경을 선택하든 타인의 결정을 따르던 결국 마지막 결정의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임에도

자신이 먼저가 아닌 타인을 향한 탓만 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든 행복하다고 생각하든

과정과 결과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누군가 등 떠밀어서 그렇게 살라고 하지 않았다.

사실 모든 것들은 자신이 선택한 결과다.

그러니 삶에서 옳은 선택과 잘 못된 선택이란 없는 것이 아닐까?

단지, 자신이 선택의 그 순간에서 최선을 다 했을 뿐이고, 더 좋은 선택을 위해 노력했을 뿐이라고.

그러니 오늘 이 순간이 무탈하고 평온하다면 그것으로 삶은 충분하지 않을까.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수용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신이 어찌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자신이 선택한 결과라는 것 또한 인정한다면

그 모든 선택의 순간에 조금 더 현명하고 지혜로움으로 다가서며,

자신의 삶에 더 애착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흰자도 먹고 노른자도 먹어야 달걀을 먹는 거야" -세상에 태어난 아이 중-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이들은 스스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다.

탄생은, 삶은 기쁨과 고통 그리고 그 외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모든 감정들을

기꺼이 다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삶은 동전의 양면, 손바닥의 양면,

삶은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가 함께 있는 것.

우리가 부정하고 싶은 것들 조차 모두 함께 공존하는 것이다.

그러니 현실에 닥친 어떠한 환경과 문제 때문에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무언가를 절대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 선택하기를.

그 간절함을 위해 몰입할 수 있도록 덜 소중한 것들을 포기하기를...

버려야 할 것들을 과감히 어내는 것도 도전이며 용기이듯

새로운 것들에 대한 두려움 앞에서 두려워도 나아가는 그 마음 또한 용기이니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자신을 응원하며 살아가는 삶이 되길 바란다.

내가 사표를 내던지고 내가 간절히 하고 싶은 일들을 해야겠다고 시작한 나의 선택의 시간들이

절대 불안하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으나, 그 끝에 어떤 결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스스로 선택한 그 모든 시간들을 스스로 책임지며 작은 미소 지을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하다.

마음이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든 문제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 모두에게 이미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스스로를 믿을 수 있기를 바란다.


때로는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들을 위해 다른 무엇인가를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놓아주어야 그 빈자리에 안겨오는 또 다른 선물들이 있을 테니까.

포기와 선택의 순간에서 진정 자신의 삶을 더 행복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아차린다면 분명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수천 수억 마리의 치열한 싸움에서 승리한 자신의 존재를 절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기를...

우리 모두는 이미 대단한 존재임을 늘 기억하며 오늘도 나와 여러분들의 시간이 위대함의 시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꼭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최선을 다했기에 미련은 없어."라고 당당히 끝을 마주하고 웃으며 말할 수 있는 그런 삶이 되길...


"성공은 최종적인 것이 아니며, 실패는 치명적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계속할 수 있는 용기이다."

 - 윈스턴 처칠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