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힘을 다해 지키고 싶었던

by 김성희

이대로 사는 것이 맞는지

나는 또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갈림길에서 길을 잃고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어서

얼어붙은 두발과 양가마음과 싸우는 중입니다


타인에 의한 고통이

이토록 억울해서 발을 떼지 못하는 미련한 나를


언제까지 이 자리에 머물러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억울함이 몰려와 고통 속에 갇혀서

나는 그렇게 우두커니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는가?

그의 탓이었을까?

나의 탓이었을까?


심장에 꽂힌 분노와 배신이라는

독화살을 뽑아내지 못해

온몸에 독이 퍼져갔습니다


'빨리 이 화살을 빼내야 하는데.....'

꽂힌 화살을 보며

이유를 찾아 헤매다

내 영혼까지 독으로 퍼져있었습니다


해독제를 쓰기엔

너무 깊숙이 퍼져있는 분노와 고통의 독들은

긴 시간 내 삶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억울하다는 그 착각

자기 연민에 빠져 있는 나

가족을 가정을 꼭 지켜야 한다는

강박으로부터 나를 해방시킨다


내가 지키고 싶었던 것은

그저 나 혼자만의 집착이었다고


이제

그 어리석은 시간 속에서 빠져나오려 합니다

남아 있는 온 힘을 다해

착각의 세상 밖으로


한때

사랑했던 당신

찢어지는 고통을 내게 주었던 당신

그럼에도 이제

당신과 내가 안온한 삶이 되길

진심으로 빌어 줄 수 있는 시간이

내게 왔음에 참 다행이라고


지옥 같은 시간 속에서도

절대 놓치지 않고 싶었던

지키고 싶었던 것은

휘둘렸던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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