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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와 깊이

두 개의 길

by 작꾸천치


높이와 깊이, 두 개의 길

우리는 늘 높이 올라가려 한다. 더 좋은 자리, 더 높은 연봉, 더 큰 인정.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얼마나 높이 올라갔는가 보다, 얼마나 깊이 내려갔는가가 사람을 만든다.

높이는 누구나 볼 수 있다. 측정할 수 있고, 비교할 수 있다.

하지만 깊이는 다르다. 깊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자란다.


보이는 것과 느끼는 것

높이는 사람을 보이게 하지만, 깊이는 사람을 느끼게 한다.


TV에 나오는 성공한 사람들을 보자. 그들의 화려한 이력과 성취는 눈에 띈다. 하지만 그들과 실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을 때, 진짜 감동을 주는 건 그들의 깊이다.


실패를 견뎌낸 경험, 어려움 속에서 찾은 지혜, 상처를 통해 얻은 성숙함. 이런 것들은 스펙으로 표현되지 않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경탄과 공감의 차이

높은 곳은 경탄을 부르지만, 깊은 곳은 공감을 만든다.


우리는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을 보며 "대단하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감탄은 거리감을 만든다. "나는 저렇게 될 수 없어"라는 체념을 낳기도 한다.


반면 깊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는 다르다. 그들의 고민, 실패, 성찰은 우리 안의 무언가를 건드린다. "나도 그런 적이 있어", "나도 그런 마음이었어"라며 공감한다.


공감은 경탄보다 강하다. 경탄은 순간이지만, 공감은 오래 남는다.


조명과 뿌리

높이 올라간 사람은 조명을 받고, 깊이 내려간 사람은 뿌리를 만든다.


조명은 밝고 화려하다. SNS에 올릴 사진도 멋지게 나온다. 하지만 조명은 꺼질 수 있다. 언제든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다.


뿌리는 다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나무를 지탱한다. 폭풍이 와도 흔들리지 않게 한다. 계절이 바뀌어도 변함없이 양분을 공급한다.


진짜 성공은 조명 아래 서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만드는 것이다.


박수와 기댐

높은 자리는 박수를 받지만, 깊은 마음은 기댈 수 있게 한다.


박수는 기분 좋다. 인정받는 느낌, 성취감, 자부심을 준다. 하지만 박수는 언제나 일시적이다. 박수가 끝나면 다시 외로워진다.


기댈 수 있는 사람은 다르다. 그들 곁에 있으면 안전하다. 내 약함을 드러내도 괜찮다. 실패해도 따뜻하게 받아준다. 세상에는 박수받는 사람은 많지만, 기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상처에서 일어난 사람들

그래서 난 가끔, 성공한 사람보다 상처에서 일어난 사람에게 더 마음이 간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완성형이다. 깔끔하고 논리적이다. 하지만 상처에서 일어난 사람의 이야기는 다르다. 거기에는 진짜 인간의 모습이 있다.


넘어지고 일어서는 과정, 절망에서 희망을 찾는 여정, 상처를 통해 얻은 따뜻함. 이런 것들이 사람을 깊게 만든다.


그들은 말한다:

나도 당신과 같은 아픔을 겪었어요

힘들 때는 쉬어도 괜찮아요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소중해요

이런 말들이 세상을 치유한다.


진짜 높이에서 오래 견디기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요?


높이 올라가려는 당신도 좋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 성취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하지만 그전에, 더 깊어지기를 바란다.


깊이 있는 사람만이, 진짜 높이에서 오래 견딜 수 있으니까.


높은 곳은 바람이 세다. 외롭고 춥다. 깊이 없이 올라간 사람은 그 추위를 견디지 못한다. 결국 떨어지거나, 높은 곳에서도 불행하다.


하지만 깊이 있는 사람은 다르다. 그들에게는 내면의 따뜻함이 있다. 높은 곳에서도 온기를 잃지 않는다. 그래서 오래 견딜 수 있고, 진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깊어지는 방법들


그렇다면 어떻게 깊어질 수 있을까?


성찰하기

하루 끝에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 갖기

내 감정과 생각을 정직하게 들여다보기

실수와 실패에서 배움 찾기

경험하기

안전지대를 벗어나 새로운 도전하기

다양한 사람들과 진솔한 대화 나누기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통과하기

공감하기

다른 사람의 아픔에 귀 기울이기

나와 다른 관점 이해하려 노력하기

판단보다 이해를 선택하기

성장하기

책을 통해 깊이 있는 사고 기르기

멘토나 인생 선배들과 시간 보내기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 확보하기


고요한 깊이, 외로운 높이


깊이는 고요하고, 높이는 외롭다.


고요함과 외로움은 다르다. 고요함은 평화롭다. 혼자 있어도 충만하다. 외로움은 공허하다. 많은 사람에 둘러싸여도 쓸쓸하다.


깊이 있는 사람은 고요함 속에서 자신과 화해한다. 높기만 한 사람은 외로움 속에서 공허함을 느낀다. 세상은 우리에게 계속 높이 올라가라고 말한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 하지만 가끔은 멈춰서 물어보자.


"나는 지금 정말 성장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냥 올라가기만 하고 있는가?"

진짜 성장은 깊이에서 시작된다. 내면의 뿌리가 깊어질 때, 비로소 진짜 높이에 오를 수 있다.

당신도 높이 올라가세요. 하지만 깊이를 잃지 마세요.


깊이 있는 사람이 만드는 높이는 다릅니다. 그곳에는 따뜻함이 있고, 지혜가 있고, 진짜 영향력이 있습니다.







나무가 하늘 높이 자라려면, 뿌리가 땅 깊이 내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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