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시길

한 나무

by 연꽃부용


그의 아내를 본 적은 없다

그는 가구점을 운영했고 나는 그의 가구를 사는 고객이었다

그의 아내는 우리가 단골이 될 즈음 셋째를 임신했고,

우리도 아이가 셋이라고 말하며 축하했다


그때 그는 조금은 슬픈 얼굴로

사실은 넷째입니다,

큰아들이 몇 해 전 물놀이 하다가...

하늘로 떠나 버려서...

아내가 많이 슬프고 힘들어 했는데...

이렇게 다시 왔는지...넷째가...

그냥 큰아들이 다시 우리에게 온 거라고 믿고 있어요


그의 아내는 몇 달 뒤 딸아이를 낳았고

말기 위암 판정을 함께 받았다


그래도 그는 희망을 붙들고 아내를 데리고 항암치료를 받으며 갓난아기를 키워냈다


한 해 전까지 거의 다 나았다고 했다



가을 햇살이 눈부신 아침

그의 아내가 2월에 떠난 것 같다는 말을 반려에게 들었다


그의 아내는 세 아이의 엄마였고

앞서 큰아이를 가슴에 묻은 여자였다


나는 그녀의 얼굴도 이름도 모른다

가을 햇살이 눈부신 아침

슬프고 아픈 것들이 나를 엄습한다


어쩌면 그때처럼, 그그 그 전처럼,

그의 아내도 나 대신 저 세상으로 갔을까...

그의 슬픔은 또 어쩔까...

그 세 아이는 또 어쩔까...

엄마였는데...엄마, 엄마,


나는 도로 위를 달리며 울컥울컥 설움이 복받치는 걸 누른다


매순간 감사하자

매순간 기쁘고 즐겁게 살자 다짐하며

세 아이와 사는 나,

반려의 수고로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자 다짐하는 나


아내를 떠난 보낸 그에게도 매일 감사하며 살라고

과연 말할 수 있을까

떠난 엄마에게 이젠 아프지 말고 편히 쉬어요

말할 수 있을까


무심히 건네는 말도

지당하게 건네는 말도

백번 맞는 말도

침묵이어야 할 때가 이렇게 있네


안녕하시기를

한 가정의

큰 그늘이셨던

한 그루의 나무




옴 샨티 샨티 샨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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