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지 않으면 몰라

그럼에도 경험하지 않으면 좋을 것들이 있다

by 연꽃부용

예상치 못한 경험은 분명 나를 성장시킨다.

이게 타고난 사주팔자가 달라서 그런지 몰라도

나를 기준해 보면 그렇다.


나는 나를 궁금해 하지 않았다.

나는 나를 너무 잘 알았다.

30년을 나는 나만 애착했다.

그래서 자신만만했다

그런 나도 별것 아니구나 아는 데까지는 얼마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제대로 고꾸라졌다.

고꾸라지니 주변 사람들의 나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

친하지 않았던 사람도 어깨를 도닥도닥

깊이 알지 못했던 사람도 인생이 어떻다고 풀어놓았다.

그 사이 건질 만한 것들도 있었고

아주 몹쓸 것도 있었다.


예상치 못한 경로에 접어들며

그간 그럴싸하게 구축해 놓았던 성의 모든 게 무의미한 듯

무너져 내렸다.

처음에는 당연히 당황했고, 스스로의 존재감마저 상실했다.


나의 세계라 믿었던 환상이 모조리 부서져 내릴 때,

그때 세 아이가 나를 붙들었다.


나만 애정하던 흔적은 먼지처럼 사라지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했던 자리에, 엄마가 남았다.


엄마, 그 역할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거짓말처럼 산산이 부서져 흩어졌던 것들이 다시 나에게 돌아왔다.


어떤 이에게는 힘들이지 않아도 수월한 일이,

어떤 이에게는 숨이 차도록 힘들고,

그만 수고롭지 않고 가볍게 해치우는 이가 있는가 하면,

뭐가 이렇게 힘든가 싶게 벅차하는 이가 있다.


하지만 나름 고충이 있게 마련.


세상에 공짜 없는 것도,

세상에 쉬운 일 없는 것도,

사람 위, 아래 사람 없는 것도,


엄마가 되며 껍질을 하나 벗느라

아내가 되며 껍질을 하나 벗느라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지혜로워지느라

더불어 사는 사람이 되느라


그러한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가고 있다


중2 남자아이가 사람이 되니,

중2 여자아이가 나를 시험에 들게 하고 있다.


인내와 지혜를 허락하시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삶이여



옴 샨티 샨티 샨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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