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나는 그 시대에 맞춤형 인간은 못됨.

by 연꽃부용

가상의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나다.

어쩌다 브런치를 시작해 중2 남자아이와의 한 해를 엮으며,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의 이야기들을 엮으며 흘려 보냈다.


현실은 가상과 달라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마구마구 몰려와 그날 그날 해결하지 않으면

밀리기 일쑤.


그러다, 무슨 카카오 계정과 다음 메일이 통합을 하고

카카오스토리와 카카오톡의 출생 연도가 다르다보니

또 꼬이고, 거의 모든 기록은 카카오스토리에 있고,

카카오톡은 전화기를 바꿀 때마다 어쩌고 저쩌고


모든 기기들의 변신에

나는 뒤쳐지는 것 같아 기존의 것들을 더 붙들게 되고

그러다 한 템포 뒤쳐진다는 게 두세 템포는 뒤로 쳐지고

어느 순간에는 포기해 버려야지,

기기 없이, 새로운 세계에 진입하기를 거부하다가

다시 이대로 떠내려가 버릴 수는 없지 싶어 붙들고,



와!

그러다 이제는 뒤로 미뤄왔던

다음메일과 카카오메일의 통합 권고를

무시하고 있던 값을 톡톡히 치르게 되었으니,

다음 메일에 들어갈 수 없게 되면서

브런치를 어떻게 찾는지도 모르게 돼 버렸다.


애초 카카오스토리와 카카오톡의 뿌리가 달랐던 나로서는

남편과 나의 핸드폰 명의가 바뀌어 있기 때문에

한 바퀴 더 꼬이고, 어쩌다 바꿔쓰게 된 핸드폰 명의가

아예 찢어지지 못할 부부로 엮어놓기도 했지만

보이스피싱을 당해도 바보같이 같이 당하고

더 큰 사기를 당할 지경이어도 또 문턱에서 구제받는 격이니

아이러니다.


아무리 인증을 받으려 해도 남편의 이름과 번호

아, 이거 내 번호인데.

메일을 넣고 내 번호를 넣고

카카오톡과 일치하지 않는 메일.

갑자기 엉켜버린 실타래처럼 가상의 세계에서 길을 잃고,

다 끊고 나 역시 산으로 들어가야 하는가!


마당에 사는 냥이들

마당 7 식솔들




나, 할 말이 많다고!

사람이 아니었던 중2 남자애가 사람이 되면서

아주 말도 못하게 사랑스러워졌고,

치매로 요양원에 입소한 어머니와 대단한 소통방법을 찾았고,

대신 결이 맞지 않는 시댁 손위 아주버니들과

이ㅇㅇ 대표처럼 쌍욕하고 싸웠고, 그 뒤로

모든 연락처를 차단 당하고 도리어 마음이 편해졌다고,

그래도 세상은 돌아가더라고.


떨결에 이것저것 눌러대다 갑자기 브런치가 열렸는데

크게, 기쁘거나 하지 않았다.

이곳은 열려 있고, 카카오스토리는 잠궈져 있고,

두 곳도 뭐라고 뭐라고 하고 싶은 말들을 쏟는 대신

적당히 선을 그어 감추고, 감추지 않고의 차이가 있는데


감추지 않는 건 함께 나누고 싶고,

감추는 건 아직 기꺼이 감당할 수 없는 것일 때로,


그 사이 나는 감당하고 있으나,

기꺼이 소화할 수 없던 것들 틈에서

그것들을 잘게잘게 씹어 소화를 시키느라 브런치에

조잘조잘 떠들어대지 못했다는 것을 알아 버려

크게, 기쁘지 않았던 것이고

기꺼이 그간 잘 소화해 낸 자잘한 얘기들을 또

조잘대고 싶어, 브런치를 찾느라 혼을 뺐던 걸로,


다시, 한 번 시작해 봅시다!

재미난, 쓸쓸한, 행복한, 화딱지나는 등등의

이야기들로!


매일은 자신 없고, 시간과 이야기가 허락되면

그래 봅시다!





옴 샨티 샨티 샨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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