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을 매도하기 전에 사회 현상을 함께 보아야 하는 이유
뉴스를 보았다. 20대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50대 중년 여성에게 처음으로 따라 잡혔다는 내용이었다. 뉴스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직장이 없거나 취업 준비를 하거나 그냥 쉬는 15~29세 '청년 백수'는 120만 명을 돌파하며 1년 전보다 7만 명 이상 늘었다"라고 한다. 그리고 그걸 부양하기 위한 중년 여성의 비정규직 취업이 늘어난 결과 경제활동참가율이 20대 남성보다 50대 여성이 더 높아졌다. 씁쓸한 이야기다.
엄마들 단순노무 마다하지 않는데
청년들은 비정규직 취업 꺼려
- 뉴스의 소제목 일부
그러나 이런 뉴스를 보고 청년들을 매도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일을 하기 싫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다만 그 대상이 연봉이 더 좋은 기업, 혹은 대기업이기에 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물론 그런 말에는 이렇게 비판할 수도 있다.
"대기업 안 가도 취직을 해야 한다. 젊을 때 일해야 나이 들어서 편하지."
"중견이든 중소든 연봉이 낮은 데라도 들어가서 경제활동을 하는 게 중요해. 힘들어도 꾸준히 모으고 능력을 길러야지 대기업 가려고 일 안 하고 시간만 보내다가는 나중에 중소에서도 안 뽑아주고 그마저도 시기 놓치면 알바도 하기 힘들어.."
올바른 비판이다. 그렇지만 정말 그것만이 원인인가 하면 그것은 아니다. 앞선 이야기는 사회상황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의 원론적인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이직률이 굉장히 높다. 2018년 기준으로는 31.8%로 OECD에서 가장 높았을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중견이든 중소든 일단 들어갔을 때 나중에 나올 확률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다. 그러니 위의 조언처럼 어디든 들어가서 일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왜' 나와야 하는 걸까? 우리가 직장에서 기대하는 것 중 하나가 안정성이다. 직장을 다니는 동안 그 월급과 사회관계로 가정을 꾸려나가고, 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안정성. 그 안정성을 바란다. 그러나 만약 우리나라의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그런 점들을 제공하지 못한다.
가장 대표적인 이직 원인인 임금만을 보아도 매 해가 갈수록 대기업과의 차이가 늘어나고 있다. 1995년에는 중견/중소기업에 가도 대기업의 71.2%의 연봉을 받았다. 내가 연 4000만 원이면 대기업 친구는 5618만 원. 어느 정도 감수할 만한 차이다. 그런데 2024년에는 54.7%로 그 연봉 비율이 굉장히 줄었다. 대기업 친구가 5618만 원이 아니라 7312만 원을 받는다. 거의 2배에 가까운 차이. 이 정도면 가족끼리 유럽 여행을 갔다 와도 될 정도의 수준이다.
그러나 이런 대기업 자리는 굉장히 적다.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의 대기업 일자리 비율은 14%로, OECD 32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즉 대기업과 연봉 격차는 날이 갈수록 커지는데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뜻이다. 거기에 나날이 솟아오르는 집값까지 돈에 대한 압박은 더욱 심해진다. 그러면 이런 결론이 난다.
"아무 데나 들어가면 대기업에 평생 못 들어갈 수 있다."
"대기업에 못 들어가면 대기업 직원들이 즐기는 인생의 반밖에 못 즐긴다"
과거에는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아 미래를 미리 계산하기보다 일단 행동해 보는 경우도 꽤 많았다. 그러나 정보화 시대에서 이런 정보는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고, 실제 데이터를 모르더라도 사회적 분위기가 금세 전체로 퍼져나간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사회에 진출하는 사람들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대학교에 막 들어가는 학생들에게도 실감이 난다. 대학교를 좋은 곳에 가지 않으면 전문직이나 대기업을 가기 힘들다는 것을 그들도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재수생 비율은 최근 계속해서 상승세를 띄고 있다. 15년도에는 22.7%에 불과했던 비중이 2020년에는 28.2%, 그리고 작년에는 35.3%로 역대급을 달성했다.
물론 현역생 비중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의대의 경우를 보면 그런 말이 쏙 들어간다. 24년도 의대 입학생의 N수생 비율은 54.4%. 반 이상이 N수생이다. 이처럼 N수생 비중이 늘어나는 것도 어찌 보면 자신의 미래를 알지 못하는 만큼 지금 밟을 수 있는 계단을 더 높게 밟고자 하는, 그런 불안에서 나오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우리의 뇌는 계속되는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일을 하고 싶어도 그 일을 하는 것이 파국으로 가는 길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 시간이 지나도 스트레스가 계속된다면 어느 순간 우리 몸은 정상적으로 스트레스에 반응하지 못하는 둔감한 몸이 되고, 그것은 결국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번아웃에 대해서는 이전에 써놓은 것이 있으니 참고 바란다 : https://brunch.co.kr/@ffb554a8cf9947d/20).
그러니 청년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을 너무 다 청년들의 탓으로 돌리지 말자. 어쩌면 이들은 변화하는 사회의 피해자일 수도 있으니까.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룰 때에도 그것을 개인의 탓으로 '정신병'이라고 말할지, 아니면 총기를 매매할 수 있는 '환경'의 문제일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선을 긋고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한 것처럼 청년들이 대기업을 목표하는 것을 '편한 환경만 찾는 MZ세대'라고 말할지, 아니면 '임금 격차가 심해지는 사회'의 문제일지에 대해서 모든 의견을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참고문헌 :
1. 매경뉴스(https://www.mk.co.kr/news/economy/11279805 )
2. 2025 재수생 비율이 34%가 된다는 것은 ?(https://www.nextplay.kr/news/articleView.html?idxno=6596 )
3. 올해 의대 신입생 절반가량이 재수생…N수생 비율, 충북대 1위(https://edu.chosun.com/m/edu_article.html?contid=2024082280115#:~:text=22%EC%9D%BC%20%EA%B9%80%EB%AC%B8%EC%88%98%20%EC%9D%98%EC%9B%90(%EB%8D%94%EB%B6%88%EC%96%B4,%EC%88%98%EB%8F%84%EA%B6%8C%20%EC%9D%98%EB%8C%80%EC%97%90%EC%84%9C%20%EB%8D%94%20%EB%86%92%EC%95%98%EB%8B%A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