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과 고약해

by 정영효

세종대왕과 고약해

정영효 경남일보 논설위원/진주 드림부동산 대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태평성대를 누렸던 시대는 단연 조선 세종대왕 재위(1418년~1450년) 때다. 세종대왕이 최고의 성군으로 칭송을 받게 된 데에는 스스로를 자제한 탓도 있지만, 직언·간언을 서슴치 않았던 충신과 대신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직언·간언으로 세종대왕을 곤란케 하고, 심기를 불편케 한 대신이 있었다. 세종대왕 시절에 예조참의와 이조참의, 충청도관찰사, 한성부윤, 형조판서, 대사헌을 지냈던 고약해다. 하지만 재임 기간에 탄핵에 휩싸이기도 하고, 형벌을 뒤집어 쓰기도 하며, 파직과 복직을 거듭한 문제의 인물이기도 했다.

▶그는 직언이나 간언을 서슴치 않았는데, 어떤 때는 왕과 신하의 관계라고 상상할 수 없는 아슬아슬한 지경까지 가며 직언을 했다. 임금이 좋아하는 격구 폐지를 강력히 주청했는가 하면, 도가 지나친 친형 양녕의 죄를 추궁하고 벌을 내리라고 줄기차게 간언했다. 심기가 불편해진 세종이 ‘그만 두라’는 눈치를 보이자 곧바로 벼슬을 던졌다.

▶심지어 의견이 다르면 왕의 말을 끊고 끼어들기도 했고, 왕의 지위를 깎아 내리는 언행도 서슴치 않았다. 사사건건 왕과 충돌했다. 하나 세종은 비록 화가 나 고약해를 삭탈관직했지만 곧바로 복직시켰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는 세종대왕과 같은 성품과 고약해 같은 강직한 신하가 없었다. 그랬다면 이렇게 암담한 결말도 없었을 것이다. 새 정권은 세종대왕 같은 성품을 가진 대통령과 고약해 같은 참모가 많았으면 한다./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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