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마음자리 04화

긍정적(肯定的)인 착각

긍정적이지 않아도 괜찮아요

by 한꽂쌤

사람들은 긍정적이다라는 단어를 선취하려고 유독 노력을 하는 듯하다. 긍정이라는 단어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그런 단어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며 그런 사람들을 찾는데 눈을 부릅뜨고 있다. 반면 부정적이라는 단어에는 인상을 찌푸리고 미간에 각을 잡게 되며 왠지 가까이 하기에는 뭔가 부담스러운 느낌을 갖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긍정적이다라는 단순한 말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특별한 논리는 없다. 다만 긍정적이다라는 의미를 부여할 기준이 애매하다는 생각에서다. 긍정적이면 안 되는 순간인데 긍정적이다가 오히려 일을 그르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조심성이 많은 건지 잡생각이 많은 건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무런 생각 없이 내 가치관에 스며들어 주인행세를 하는 오류들을 잡아내고 싶은 마음을 게다. 글을 다 쓰고 나서 오탈자 검색 버튼을 누르는 그런 기분과 비슷하다. 나름대로 열심히 제대로 썼다고 착각했지만 어마 무시한 오탈자 숫자가 눈에 띄는 때처럼 내가 믿었던 논리의 반격에 대비해야 한다.


긍정적(肯定的)이다라는 말은 무엇을 옳다고 여기거나 그와 것은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결국 이유나 변명을 붙이지 않고 사람을 대하고 대상을 보며 일을 수행하는 능력으로 풀이된다. 긍정적이라는 단어를 대하면 뭔가 일이 술술 풀릴 것 같고 겪고 있는 어려움이 금세 극복될 것처럼 착각이 들 때가 있다.


긍정적인 착각은 자신의 능력과 자신의 미래를 대함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을 말한다. 이러한 착각은 자기 자신에 대한 주관적 평가이며 객관성을 잠시 미뤄두게 만든다. 또한 통제의 힘이 있다고 믿는 착각인데 자신과 자신의 주변 환경을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잘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긍정적인 착각은 자신의 미래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나을 것이라는 낙관주의를 불러온다. 부정적인 상황이나 사건을 대할 때도 '괜찮아질 거야' '괜찮아' '잘 될 거야'라는 Self talk를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한다. 이러한 긍정적인 착각으로 인해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즐겁고 만족감을 주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애정을 갖도록 도와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과 가치를 평가할 때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자기고양편향(Self-serving Bias)은 사람들로 하여금 삶에 활력소를 불러일으키고 '살만한 세상이다'라는 희망을 고취시키는 기능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치를 가늠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함으로써 알게 되는데 거의 대부분 자신이 가진 원가보다 더 우월한 점수를 준다. 이러한 자기고양편향은 타인이 자신을 보는 것에 비해 자신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성이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긍정적인 선택을 함으로써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보호 기제 역할을 한다. 이렇게 자기 자신에게 긍정적으로 편향된 점수를 부여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성취율이 높다는 연구는 많다. 객관적이고 논리적이진 않지만 과장된 자기 지각은 한 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안락하도록 하는 힘을 준다.


긍정적인 착각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와 상황에 있어서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착각 능력은 일상생활의 적응 수준을 높이고 스트레스 상황이 왔을 때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게 만든다. 그러나 지나치게 통제권에 대한 착각을 가지다가 불필요한 의미부여를 하게 됨으로 조심해야 한다. 우연히 일어난 일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힘으로 그렇게 된 거라는 착각이 반복되다가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앞선 글에서, 긍정적인 착각은 자신의 미래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나을 것이라는 낙관주의를 불러온다고 하였는데 다른 사람에 비해 자신에게는 성공경험이 더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지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착각은 한 개인에게만 해당되기보다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 결과로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돕고 일을 대함에 있어서 동기부여가 될 뿐 아니라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빠른 회복을 불러온다. 긍정적인 착각은 개인으로 하여금 현실주의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에 비해 동기부여 능력이 높고 자신의 일에 대한 성취감이 높다.


긍정적인 착각이 우리에게 주는 이로움은 참으로 많지만 부적응적인 면을 초래할 수 있으니 주의할 점이 있다. 자신의 부주의로 일어난 어려움을 타인이나 사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불행해질 수도 있는데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희생양'역할을 자처할 수 있다. 긍정적인 착각이 모든 상황에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마음 한편에 부정적인 마음이 가득한데 억지스럽게 긍정성을 불러오는 것은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점은 긍정으로의 전환이 아니다. 이보다 더 선행되어야 할 점은 부정적인 마음을 점검해야 한다. 자신의 어떠함이 지금의 상황을 그르치고 있는지 알아차려 주어야 한다. 부정성을 느껴야 하는 적절한 순간조차도 회피하게 된다면 부정적인 사고 자체가 힘들어지고 불편하게 되어 '이 모든 게 다 도움이 될 거야'라고 착각하게 된다. 이러한 착각이야말로 현실 점검을 못하게 하는 독(毒)이다.



우리가 삶 속에서 경험하는 일은 그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반응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긍정적이지 않으면 안 될 거 같고, 일을 그르치고, 좋지 못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거라는 착각 또한 버려야 한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부정적인 정서는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느끼고 받아들여야 하는 정서이다. 좋다 나쁘다로 구분하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힘이 있을 때 제대로 된 긍정이다. 소소한 일상의 틈새에 자리 잡은 빛나는 순간들을 마음의 사진처럼 저장해주었으면 한다.

keyword
이전 03화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