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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손내밥 Oct 04. 2024

세상에서 제일 쉬운 콩나물국

내일이면 감기 뚝

어제 목구멍이 칼칼하더니만. 설마...


아침에 일어나니 목구멍이 아프고 온몸이 아프다. 물속에 잠긴 듯 귀가 멍하고 몸은 무겁다. 


해가 중천인데도 내 영혼의 음료인 라떼는 먹고 싶지 않다.

오히려

뜨거운 국물이 당긴다. 평소에 난 국물을 먹지 않는다. 

확실히 아프다는 증거다.

  

내 몸은 뜨끈하면서도 시원한(한국 사람만 아는 그 시원한) 국물을 원하고 있었다.      

어릴 적, 감기에 걸리면 엄마는 콩나물국을 끓여주셨다. 아프다는 핑계로 평소엔 못 먹는 아이스크림이나 피자 따위를 사 달라고 했다. 그래서 아팠던 기억이 나쁘지만은 않다. 

아플 때-> 콩나물국-> 특별 간식으로 마무리.


그래, 콩나물국을 먹어야겠어.

어린 시절 아팠던 날들과 엄마 얼굴까지 소환해 주는 콩나물국.     


다행히 냉장고에 콩나물 한 봉지가 있다. 

콩나물국은 콩나물을 씻어서 물 붓고 끓이면 5분이면 만들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세상에서 제일 쉬운 콩나물국 끓이기.     


1. 냄비에 물을 붓고 다시마 한 조각 담근다.(없으면 생략)     


2. 물을 끓이고 한 알 육수 부셔 넣고 씻어 놓은 콩나물을 듬뿍 넣는다.     


3. 3~4분 팔팔 끓이고 다진 마늘, 파(청양고추) 넣고 액젓과 소금으로 간하면 끝. 

    

콩나물에는 비타민 C와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해서 감기에 좋다.(예방에도 좋지요) 대파를 넉넉히 넣으면 국물 맛도 시원해지고 감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새우젓이나 까나리 액젓으로 간을 맞추면 육수를 우려낼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풍부한 국물 맛을 낼 수 있다. 얼큰하게 먹고 싶으면 청양 고추를 한 두개 넣어준다. 

      


그래, 이 맛이야.

콩나물을 듬뿍 넣은 시원한 국물을 마시니 금방 감기가 나을 듯하다.      


'감기엔 콩나물국을 먹어야 해.'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살아갈수록 엄마 말 틀린 거 없네요.(물론 다는 아니에요.)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 계란프라이 하나 얹어 김치와 먹으면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지금처럼 기온차가 큰 환절기에 더 없이 고마운 국 한 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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