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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손내밥 May 09. 2024

세상에서 제일 쉬운 우동볶음

야끼우동


나는 ‘일식’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일식 요리사는 절도 있고 전문적으로 보였다.

요리학교에 등록할 때 가장 따고 싶었던 자격증이 ‘일식 자격증’이었다. 

입학 후 한식 양식 중식을 다 배우고 일식 과정을 시작했다. 일식은 다른 요리보다 어렵고 전문성을 요했기 때문이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다. 일식은 어려웠다.

일식도를 사용하는 것부터 난제였다. 오금이 저릴 정도로 길고 날카로운 사시미는 내 마음과 다르게 움직였다. 데바(생선뼈 자르는 칼)로 생선 머리를 자르는 일은 나에겐 불가능에 가까웠다. 데바를 생선 머리에 꽂은 채로 빼도 박도 못하며 좌절감을 맛보기 일쑤였다.     


일식 자격증 메뉴는 대부분 맛이 없었다. (적어도 내 입엔 별로였다.) 만들기도 어렵고 맛도 없으니 일식에 대한 열의는 점점 적어졌다.

‘나는 일식과 맞지 않는구나.’     


일식 체념 단계에 이르렀을 때 우동볶음을 만났다. 우동볶음은 내가 일식에 대한 의욕을 놓지 않도록 도와준 고마운 메뉴다. (이외에도 고마운 메뉴로는 메밀국수와 소고기 덮밥이 있습니다.) 우동볶음을 배우고 첫 시식을 한 날, 오랜만에 내 눈과 마음이 반짝였다.      


우동볶음의 최대 장점은 맛있고! 만들기 쉽다는 거다.

응용하기 좋아서 집에 있는 재료로 뚝딱 만들 수 있다. 거부감 없는 맛으로 대부분이 좋아한다.    

  

우동볶음은 우리 집 단골 메뉴다.

매콤하게 만들어도 달콤하게 만들어도 맛있다. 약간의 재료만 바꾸면 맛도 분위기도 달라진다. 가쓰오부시를 얹으면 일식 맛이 난다. 굴 소스에 볶으면 중식 맛이 난다. 청양고추나 고추기름을 넣으면 매콤하게 먹을 수 있다.      


자격증 메뉴에서는 정해진 야채와 해물을 넣었지만, 집에서 만들 때는 해물 대신 햄이나 어묵을 넣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야채는 집에 있는 것을 활용한다. (당근, 양파, 피망, 양배추, 버섯류 등)     


* 세상에서 제일 쉬운 볶음 우동 만들기     


1. 우동에 넣을 재료(햄, 어묵, 야채 등)를 먹기 좋게 썰어 준비한다.     


2. 우동 면을 데친다. (끓는 물에서 풀어주는 정도만)     


3. 식용유 한 스푼을 두르고 1의 재료를 볶다가 2를 넣고 볶는다.   

  

4. 간장이나 굴 소스로 간을 맞춘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는다.     


집에 있는 야채와 햄을 넣은 우동볶음


세젤쉬 우동볶음을 위해서는 냉동실에 우동 면만 넉넉하게 준비해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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