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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손내밥 May 15. 2024

세상에서 제일 쉬운 김칫국

술 마신 다음날 딱 좋은 김칫국

‘한잔하고 가요.’

남편에게서 문자가 왔다. 내일이 공휴일이니 아무래도 늦을 것 같다. 


“내일 아침에는 김칫국을 끓여야겠다.”     


콩나물은 숙취 해소에 좋다.

콩나물에 풍부한 아스파라긴산은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여 숙취해소를 돕는다. 콩나물에 함유된 메티오닌과 사포닌은 간을 보호하고 간 기능을 향상시킨다.

얼큰한 김칫국에 숙취 해소용 콩나물을 넣어 팔팔 끓이면  술기운을 몰아내는 시원한 콩나물 김칫국이 된다. 


남편은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할아버지께서 김치국밥을 좋아하셔서 남편은 김치국밥을 많이 먹고 자랐다. 그래서 김치국밥을 좋아한다.

김치국밥을 맛있게 먹는 남편만의 비법이 있다. 남편은 김치국밥에 버터 조각을 올려 먹거나 김에 싸서 먹는다. 김칫국으로 녹아들어 가는 버터와 누굴 누굴 해지는 김을 처음 봤을 때 문화충격을 느꼈다. 

내 반응을 보며 남편이 딱 한 번만 먹어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라 했다. 마지못해 따라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래도 나는 그렇게 안 먹는다.) 생각해 보면 김치는 버터와도 김과도 잘 어울리니 이상할 것도 없었다.  


김칫국을 든든하게 먹고 싶을 때, 반숙 계란 프라이를 얹어 먹는다. 톡 터진 노른자가 김칫국에 섞이면 맛은 부드럽고 고소해진다. 부족한 영양소도 보완해 준다.      


나는 겨울엔 김칫국을 자주 끓인다. 쌀쌀한 날씨에 얼큰한 김칫국은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 각종 영양의 보고인 김치에서 우러나는 천연의 깊은 맛은 그 어떤 국도 흉내 낼 수 없다. 


김칫국을 넉넉히 끓여 놓으면 활용할 수 있는 음식이 많다.      

-김칫국에 콩나물을 넣으면 해장에 좋은 김치 콩나물국이 된다.

-밥을 넣어 끓이면 일품요리인 김치국밥이 된다.(계란 프라이를 넣으면 부족한 영양을 채워주죠.)

-김칫국에 데친 우동 면을 넣으면 시원한 김치 우동이 된다. (유부를 썰어 넣어주면 더 맛있어요.)

-김칫국에 수제비(칼국수)를 넣어 끓이면 김치 수제비(김치 칼국수)가 된다.      


이토록 멋진 김칫국은 적당히 익은 김치만 있다면 세상에서 제일 쉽게 만들 수 있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김칫국 만들기     


준비: 익은 김치 2컵     


1. 냄비에 1리터 물을 넣고 끓인다.


2. 물이 끓으면 한 알 육수를 넣는다.(다시마 멸치 육수 만드는 대신)


3. 먹기 좋게 썬 김치를 끓는 육수에 넣고 20분 이상 끓인다. (20분 이상 끓여야 김치의 시원한 맛이 국물에 우러나요.)


4. 액젓이나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다진 파와 마늘을 넣는다. 



오늘은 비가 오니, 저녁엔 김치 칼국수를 먹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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