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없거나 잃은 것을 생각하기보다
그것을 담은 가방이 어딘가 있다 생각하면 살아가게 된다❞
⟪감자 있는 부엌⟫
미문 | 유수연
유수연 시인의 시 <감자 있는 부엌>에는 감자를 찾는 아버지와 검은 가방에 감자를 넣어둔 어머니의 이야기가 등장 합니다.
아버지는 묻습니다. 왜 감자를 검은 가방에 넣어두었냐고.
어머니가 답합니다. 감자는 깜깜한 곳에 넣어두어야 한다고.
어머니의 대답에 아버지는 비로소 알았다는 듯, 감자가 검은 가방에 들어간 것을,
그래서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심합니다.
안도의 감정. 그것은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몇몇 감정 중 하나입니다. 안도하지 않으면 우리는 불안해지고, 불안해진 우리의 손과 몸은 떨립니다. 그 떨림은 춥지 않은 계절임에도 가짜 서늘함을 느끼게 합니다. 그 가짜 서늘함에 우리는 몸을 웅크립니다.
잔뜩.
웅크린 몸으로 곧 우리는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그럴 때, 우리에겐 감자가 필요합니다. 아니, 감자가 어딘가에 있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나를 안도하게 하는 무언가가, 어딘가에. 있고. 그 믿음의 사실에 우리는 떨리는 손을 진정 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불안함에 몸이 떨릴 때가 있다면.
그 떨림을 멎게 해줄, 나를 안도하게 만드는 존재가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 시의 미문처럼.
그렇게 생각하면 살아가게 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