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어요?
그렇단다.
할아버지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갑자기 울음이 터져나왔다.❞
⟪자기 앞의 생⟫ 전시
미문 | 에밀 아자르
작가 에밀 아자르는 평생을 사랑을 갈구했던 사람입니다. 아버지가 없었기에 부정을 채우며 살지는 못했지만, 평생 자기만을 사랑해준 어머니 덕에 사랑의 양은 항상 배가 부를 정도였죠.
사랑을 받아본 이가 그것을 전할 수 있다는 말처럼 에밀 아자르도 그랬습니다.
그도 자신이 받은 사랑을 나누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그런 삶을 살아갔습니다. 가끔은 그 사랑의 형태가 어긋나게 나타나기도 했지만 사랑의 마음만큼은 언제나 진심인, 그런 작가였습니다.
에밀 아자르는 자신의 첫 소설 <자기 앞의 생>에서도 그런 사랑을 이야기 합니다. 작품 속 어린 주인공 모모. 마치 에밀 아자르 자신을 닮은 것같은 그 인물을 통해 이런 질문을 합니다.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있어요?"
그 질문을 받은 늙은 하밀 할아버지는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하죠. 그건 어쩌면 삶의 긴 여정동안 많이 보았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수많은 사랑의 단면과 단면들. 그리고 그 단면에 나이테처럼 그려진 굴곡들을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하밀 할아버지는 이렇게 답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그렇단다."
그 대답에 모모는 눈물을 터뜨립니다. 그 눈물은 어린 아이가 흘리기엔 지나치게 철학적이며, 또 이상하리만치 형이상학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물론 작품 속 모모는 고차원적인 생각과 그 앞에 세워진 벽때문에 눈물 흘린 것은 아니겠죠. 아이는 그저 속상했을 것입니다.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 사랑 없이도 살아지는 세상. 그 존재들이 몹시도 가엾고 속상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으앙. 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겠죠.
우리는 어떤가요.
이 질문 앞에 우리는 무엇이라 답할 수 있을까요.
저는 조금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