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에 나무를 어디에 심을까?

by 초록노동자

생태 가치를 전하는 초록노동자입니다. 20년 차 식물연구원이 보는 환경, 자연, 식물에 대한 시선과 경험을 공유합니다.






식목일이 가까워지면 정부기관의 실무자들은 나무 심기 행사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위해 나무 심기 TF를 구성했고, 올해 1억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겠다고 선언했다. 국민 1인당 2그루 나무 심기 캠페인과 여의도 100배의 산림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에 발맞춰 산하기관에서는 다른 어느 해보다 나무 심기에 신경을 쓰고 있으며, 몇 그루의 나무를 심느냐가 관심사다.


지난 목요일 오전, 위로부터의 지시사항으로 갑자기 출장을 가야했다. 나무 심기 행사 부지를 알아보라고 했다. '나 오늘 치마 입고 출근했는데...(쩝)'. 점심시간에 집에 가서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밀어 넣고, 부지런히 출장복으로 갈아입고 회사로 다시 왔다. 출장지가 가까워서 다행이다. 준비를 마치고 상사를 모시고 전북 진안으로 출발했다. 후보지 세 군데의 주소를 받았다. 출발 전 미리 위성사진을 확인했는데, 모두 마뜩잖았다.


차를 타고 좁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올라갔다. 내리자마자 가축의 똥냄새가 진동했다. 후보지 1은 탈락. 농사짓다가 방치된 논에 산 흙을 가져다 부은 후 두엄을 부어놓았다. 누군가가 경작을 준비하고 있었다. 후보지 2도 탈락.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계곡 상류다. 행사를 하기에 땅이 너무 좁다. 후보지 3도 탈락. 이미 느티나무를 심어놓았다. 후보지 모두 적절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나가다가 본 땅을 제안했다. 우리 기관에서 준비한 나무를 심기에 적합한 환경이었다. 나무를 심어도 되는지 최종 검토해 본 후 결정하기로 했다.


아직 무슨 나무인지, 어느 지역인지 말할 수 없다. 과거 식목일에는 주로 산에서 자라는 나무를 정원이나 공원처럼 널찍한 곳에 심는 행사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를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제81회 식목일을 맞이하여, 탄소저감에 기여하는 의미로 나무 한 그루씩 심으면 어떨까. 이왕이면 조경수보다는 그 환경에서 자라기에 알맞은 우리나라 자생종으로^^



KakaoTalk_20260319_181319950_22.jpg
KakaoTalk_20260319_181319950_04.jpg
미나리가 이미 무성하게 자랐고, 큰개불알풀과 광대나물도 꽃이 폈다.


KakaoTalk_20260319_181319950_24.jpg
KakaoTalk_20260319_181319950_23.jpg
영롱한 도롱뇽 알과 알에서 깨어난 올챙이들



참고자료

1. '기후부, 전국에 나무 최대 1억 그루 심는다' (이투데이, 2026.1.20)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