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그리고 익산 (1)
여느 때처럼 운동을 하러 나서야 하는데,
정말이지 너무 걷는 것 자체가 싫었다.
요즘 좀처럼 책을 읽기도 어려웠다. 집중하기 힘들었달까-
무작정-
코레일 어플을 뒤적거리고 익산으로 향했다.
두 시간 이내의 거리 그리고 어딘가에서 콩나물국밥이 맛있다고 한 기억을 되살려,
한 그릇 먹고 오자 싶었다.
지난 9월쯤엔 강릉도 이런 식으로 다녀왔다.
나는 이렇게 가성비 없는 여행을 일 년에 한두 번 다녀오는데,
기차를 타는 기분을 내면서 모르는 곳에 나를 내던지고는 빠르게 집으로 돌아오는 걸 좋아한다.
모르는 곳에서 방황하지만,
내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감정을 되새기고 싶은 걸까-
제일 빠른 기차를 예약하고,
책장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집어 백팩에 넣었는데,
6년 전 여행의 이유 이후 오랜만에 읽는 작가님의 책이었다.
6년 전 그날도 혼자 부산으로 여행을 와서 작가님 책을 읽었는데, 그때 생각을 하니 정말 묘했다.
용산역 자체가 정말 오랜만이라, 내 모든 감각이 날 선 느낌이 너무 생생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거지!!)
나쁘고 좋고를 떠나서 오랜만에 나의 눈과 귀와 발걸음에
목적지를 맡기는 경험을 오랜만에 한다.
예매한 기차 플랫폼에서 나를 익산으로 데려다줄 기차를 기다렸다.
기차가 이렇게 집중이 잘되는 곳이었나!
익산에 도착할 때까지 두꺼운 패딩이 답답할 법한데, 꿈쩍도 안 하고
주욱 책을 읽어 내렸다.
빠른 기차 안에서 글자 하나하나 천천히 눈으로 눌러가며 보다 보니,
책 속 이야기가 툭툭 선명하게 들리는 듯했다.
"잠시 후 정차할 곳은 익산, 익산 역입니다."
거의 다 읽어가는 책을 가방에 넣고, 주섬주섬 열차에서 떠날 채비를 했다.
마침내 도착한 익산역은 생각보다 너무 따뜻해서,
기분 좋은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