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 사실은 거룩한 요리
인도 분들이 우리나라에 출장 와서 먹어보고 본토 카레보다 맛있다고 한다는 오뚜기 카레. 라면 끓이듯 채소와 카레가루 넣고 끓이면 뚝딱! 하고 쉽게 완성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한 카레.
한 번은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공부 잘하는 친구가 특별히 건강을 위해 11가지 재료를 넣고 카레를 만들어 주더군요. 감자, 당근, 양파, 고기의 기본 다섯 가지 재료에 대추, 사과, 배, 감, 포도 등 갖가지 과일이 푹 삶겨 있었는데요. 비주얼부터 저 세상 음식이었죠. 맛은 두 말할 것도 없었고요. 버리기가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재료의 조합, 물의 양, 푹 끓이기를 지켜 요리해 보겠습니다. 하고 보면 거룩한 요리, 카레입니다.
포인트는
1. 재료가 바닥에 눌어붙지 않게 처음부터 끝까지 저어주기
2. 파프리카는 마지막에 넣어 잔열로 익힌다.
*브로콜리는 데쳐서 이용한다.
재료(카레 1 봉지 기준): 카레가루 1봉, 감자 중1, 양파 대 1, 단호박 1/2, 돼지고기 카레용 300g(닭가슴살), 양송이 조금, 애호박 1/2, 파프리카 1/2
*양송이, 애호박, 파프리카는 생략 가능합니다. 기호에 맞는 채소를 쓰세요. 저는 제 기호에 맞게 당근을 쓰지 않고 단호박을 썼습니다 ^^;;
*단, 브로콜리를 쓸 때는 데쳐서 사용합니다. 브로콜리의 풋내가 카레향을 압도합니다.
1. 재료를 적당히 썬다.
저는 8살, 채소 편식쟁이 아들이 골라내지 않도록 잘게 깍둑썰기 합니다.
* 단호박은 1~2분 정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껍질을 쉽게 깔 수 있습니다. 이때 단호박이 익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돼지고기는 한 번 헹굽니다.
2. 파프리카를 제외한 재료를 냄비에 담습니다. 버터(식용유 가능) 약간을 바닥에 깔고, 중불에서 재료를 볶습니다. 고기의 핏기가 안 보일 때까지 볶기 위해, 재료가 바닥에 붙기 시작하면 물을 조금 붓고 계속 볶습니다.
*물을 조금 부으면 재료가 눌어붙지 않기 때문에 불을
높입니다.
3. 고기의 핏기가 사라지면 재료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습니다. 저는 500ml를 부었습니다. 끓는 중에도 요리 주걱으로 바닥까지 잘 긁어 줍니다. 재료가 바닥에 잘 눌어붙습니다.
*거품에는 돼지고기 기름 외에도 채소 안에 있던 무기질이기 때문에 걷어내지 않아도 됩니다.
4. 감자와 애호박이 익었다 싶으면 카레가루를 넣고, 주걱으로 살살살 저으면 잘 풀립니다. 이때 불을 중불로 낮추고, 바닥에 붙는 재료가 없게 계속 저어 줍니다. 특히 카레가루 안의 전분이 눌어붙지 않게 바닥까지 긁으며 젓습니다. 카레가 밖으로 튀지 않게 부드럽게~
5. 원하는 점도까지 끓었다면, 파프리카를 넣고 골고루 섞은 후 불을 끄고 뚜껑을 덮고 카레의 잔열로 익힙니다.
*전기레인지는 레인지에 남은 열이 오래가서 카레가 눌어붙을 수 있기 때문에 화구에서 내립니다.
뚜껑을 열어보면 파프리카가 변색되지 않고, 아삭한 채 적당히 익어 있습니다.
*파프리카를 처음부터 함께 삶으면 형체가 많이 뭉그러지고, 색도 바랍니다.
기호에 맞게 밥이나 빵에 곁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