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JE
헤어진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나는 또 연락을 했다.
"헤어진 지 얼마 안 돼서 자꾸 연락해서 미안해...
나 진짜,
내가 자꾸 잡으면 네가 나한테 더 미안해할까 봐
죽어도 안 잡으려고 했는데...
근데 나 진짜 너 못 보내겠어.
진짜.
이대로 그냥 끝내야 해?"
한참 뒤에야 그에게 답장이 왔다.
"계속 만나면 너한테 상처만 줄 것 같아.
잘해줄 자신이 없어."
나는 울면서 물었다.
"오히려 못해준 건 나인데...
왜 네가 미안해해?
왜 네가 상처 줄 거라 생각하는 거야?"
하지만 그는 똑같은 말만 반복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또 상처 주기 싫어.
그만하는 게 맞을 것 같아."
그때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언제 나한테 상처를 줬다고,
대체 왜 그렇게까지 미안해하는지,
나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그에게 말했다.
"미안해하지 마.
넌 나한테 미안해할 행동 한 적 없어.
처음부터 끝까지 넌 나한테 좋은 사람이었어.
충분히 잘해줬어.
고마워."
그는 짧게 답했다.
"나도 고마워.
힘들겠지만, 잘 지냈으면 좋겠어."
그렇게, 우리는 정말 끝이 났다.
정말 당장이라도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았다. 시간이 가졌을 때는 그런 감정이 들지 않았는데, 막상 끝내고 나니까 차원이 다르게 힘들었다. 내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왜 내 화장도, 내 옷도, 내 모습도 그에게 맞추려 했는지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의 이상형에 가까워지려고 애썼고, 그게 그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가장 친한 친구였던 존재에서 하루아침에 평범한 인사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나는 그저 그에게, 그가 내게 줬던 그 작은 것들, 우리가 함께 했던 날들을 기억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헤어짐이 이렇게 아프고, 괴로울 줄은 몰랐다. 내가 그와 함께였던 시간이, 그렇게 중요한 의미였다는 걸 알았을 때, 이미 그는 내 곁에 없었다. 남은 건 그리움뿐. 그리움이란 건, 그런 끝자락에서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마치 끝을 보고 나서야 그때 그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닫는 듯이.
그리고 나는 점점 더 그가 없는 내 일상이 낯설어지고, 그에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현실에 부딪혀야 했다. 그와의 마지막 대화, 그의 마지막 말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잘 지내." 그 짧은 한 마디가, 아직도 내 마음속에 깊게 남아 있었다.
아직도 그를 보내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렇게 다시 한 걸음씩, 혼자서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