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반환점까지
종강이 얼마 남지 않았다. 솔직히 살인적인 스케줄이었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어찌 됐든 길게 이어져온 생활에 나도 지쳤다. 어느 정도의 휴식이 필요함을 느낀다.
그 휴식을 먹는 걸로 어느 정도 대체하는 것 같다.
딱히 내 주변에는 든든한 사람이 없다. 물론 필요하다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사람이 없다.
난 나 혼자 서는 법을 배울 수 있고, 그러고 싶다. 주변을 바라보면 너무 휘청거리고 혼자 걷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툭하면 외로워서 누굴 찾고, 기대고. 힘들다고 울지 말아라. 그런다고 뭐 해결되는 것도 아니니.
그래서 오히려 난 나만큼은 누군가에게 든든한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남들에게 홀로 서는 법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뭐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니겠나. 그런데 서로에게 기대다 보면 결국 서로를 탓하게 되는 것 같다.
난 차라리 그래서 음식한테 기댄다. 무지하게 먹는다. 하지만 몸의 모양이 망가지는 것을 상당히 꺼려하는 나라서, 매일 운동을 하고 다이어트를 한다는 생각이 한편에 있다.
언제나 먹는 걸 좋아하는 나였지만, 3년 가까이 적절히 몸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여름방학 때는 더욱 멋지게 몸을 가꿔볼 예정이다. 순수히 내 만족이다.
내 좌우명인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딴 거 없다. 그냥 멋진 사람, 멋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 누구에게나 기준은 다르겠지만 어쨌든 그렇다. 언젠가 내 편인 사람이 생긴다면, 이 모든 이야기를 그 사람이 볼까.
솔직히 내 일기가 나중에 어떻게 될지 좀 궁금하긴 하다. 19살 때부터 만약 내가 죽기 전까지 일기를 쓴다면. 꽤나 엄청난 이야기가 되어있을 텐데...
자그마치 3개월이나 되는 대학교 여름방학 때는 우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책을 열심히 읽고, 글을 열심히 쓸 것이다. 평일 카페 알바도 구할 것이다. 3개월이 내 생각보다 훨씬 빨리 지나갈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다. 그렇기에 더 알차게 사용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