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하얗게 쌓인 크리스마스 이브인 아침, 습관적으로 브런치를 열어보면서 100이라는 숫자가 눈에 띄었다.
아니, 내가 어느새 브런치에 100개의 글을 올린 것이다!
2022년 1월 17일 첫 브런치 글을 시작으로 1년이 조금 안 되는 지금, 어느새 100개의 글이 모였다. 끈기가 없는 내게 100이라는 숫자는 정말 어마무시한 것이다. 그전에 한참 썼던 글도 인내심이 충분치 않아 중도에 그만둔 것이다. 잘 귀찮아하고 포기도 빨라 뭔가 끝까지 가본 경험이 별로 없는 나에게 오늘은 나름 큰 의미가 있다.
단순한 나의 시선과 생각, 내 아이들 이야기, 학교의 아이들 이야기, 그림 이야기, 산책길 이야기 등 전체적인 글을 보니 내 생각의 범위가 드러난다. 어찌 보면 참 단순한 생활 속에서 쓴 글이라 겹치기도 한다.
물론 그려놓았던 그림도 썼고 예전에 써놓았던 글을 다듬어 올린 적도 많았지만 그 못지않게 새로 쓴 글도 많았다. 특히 최근 석 달 정도 글 쓰는 모임에서 함께 하면서 일주일에 3개씩 글을 올렸던 것이 큰 역할을 했다. 물론 하나에 꽂히면 다른 걸 함께 하는 게 쉽지 않은 나로서 글을 쓰는 동안 그림은 조금 거리를 두었지만 말이다.
내 글은 그저 평범한 일상의 기록이다. 학문적인 깊이도 없고 삶의 통찰이 가득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글솜씨가 흡입력이 있지도 않다. 그저 내 주변에서 벌어졌던 일들, 나의 생각들이 흘러나와 그림으로 그려지고 쓰인 것이다. 그래서 때론 너무 내 글이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늘지 않을까 근거 없는 기대를 하기도 한다.
내 안의 무언가를 흘려보내야 할 때가 되었음을 알고 그림을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글의 시작도 마찬가지였다. 응어리져 풀기 어려웠던 마음을 그림으로 서서히 녹였고 그렇게 풀어헤쳐진 생각들을 차근히 글로 풀어낼 수 있었다. 그렇게 1년이 조금 안된 지금, 100개의 글이 된 것이다.
이제 일주일 뒤면 새로운 날들이 시작된다. 사실 새로운 건 바로 1분 앞의 시간도 마찬가지다. 미리 생각해 본다. 2025년을 바라보는 내년 지금, 나는 또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오늘을 기념하며 내년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