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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론 Mar 17. 2024

나가보실래요?

오늘 아침에 산책을 나갔어요.


어느 초록 양철담 옆의 매화가 꽃을 비우기 시작했습니다. 초록 들풀도 제법 땅을 채우고 있어요. 냇가의 버드나무 가지도 물을 한껏 머금고 연둣빛이 되었습니다. 길가의 벚나무들도 꽃눈을 한껏 부풀리고 있고요.


겨우내 움츠렸던 몸도 조금 펴집니다. 새 학기 후 긴장되었던 마음에 다소 여유도 찾아옵니다. 어쨌든 봄은 오고 있고 우리는 시작을 했으니까요. 시작이 반이라니 벌써 절반을 훌륭하게 해냈네요.


지금 내 자리가 조금 버거울 때면 창 밖을, 문 밖을 향합니다. 연하디 연한 담쟁이 덩굴손이 어느새 담장을 넘고 마냥 무채색일 것 같은 풍경도 어느새 총 천연색으로 시나브로 바뀌듯 견디며 조금씩 나아가는 동안 나에게도 봄이 오나 봅니다.


월급날인 오늘, 이미 지난 금요일에 여러 분께서 다녀가셔서 가볍지만 아침 산책길에 커피 한 잔을 마실 여유는 남겨놓으셨더라고요. 그만해도 좋습니다.


오늘이 가기 전 오늘의 봄을 꼭 느끼러 다녀오시기 바라요. 혹, 상황이 안되시면 창문이라도 열어보실래요? 미세먼지요? 우리 이미 그런 것들로 단련되지 않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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